생일케-잌

by 최소망

어느 것과도 닮지 않은 생크림의 향과

반짝거리는 과일향이 밴 케잌 상자에

코를 묻고 큰 숨을 들여 만끽한다


까만 세상에 나와 케잌만 있는듯

눈을 뗄 수가 없다


어린 나무를 심듯

조심스럽게,

얇다란 초를 하나씩 꽂는다


축하노래를 부르는 입바람에

성냥으로 켠 촛불이 일렁거리는걸

가만 바라본다


촛농을 흘리면서

점점 작아지는 초의 불빛이 아쉬워

여러 번 부른 생일축하노래가

이제는 진짜로 끝난다


다시 켜진 형광등 빛에

모든 것이 제자리를 되찾으며

벌써 기억의 단편이 된다


초가 꺼진 뒤

실오라기처럼 피어나는 작은 연기로

씁쓸함과 쓸쓸함 그 어딘가

낯선 감정을 배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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