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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집엄마 May 21. 2021

배부른 소비 인생

너희만 맛있게 먹어준다면








여기저기 쇼핑 사이트에는

내가 원하고 갖고 싶은 것들이

장바구니에만 벌써 몇 백만 원 치로

몇 달, 몇 년째 그대로 가득하지만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건

1초의 고민도 망설임도 필요 없지


하지만

갖고 싶은 건

묻고

따지고

재고


갖고 싶다고

전부 가지며 살 수는 없으니까





나는 옷에도 욕심이 많고

가리는 음식도 없어서 먹는 것도 좋아한다.

결혼 전에는 기계에도 관심이 많아

핸드폰 약정이 끝나기도 전에 바꿨고

그 당시 갓 나왔던

동영상 플레이어 기계도 사서

영화, 드라마를 코딩시켜 넣어 다녔다.


그런 내가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은 뒤로

내가 갖고 싶은 물건들

내가 먹고 싶은 음식들은

항상 한 발 뒤로 양보하게 된다.

하지만 전혀 서글프거나 억울하지 않다.

오히려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제 때 못 먹이는 상황이 생길 때는

퍽퍽한 감자나 고구마를 물 없이 10개는 먹은 것처럼

그 일이 두고두고 머리와 가슴에 남아 있게 된다.

그리고는 다른 무언가를 아껴가며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걸 꼭 해내고 만다.


내가 원하는 물건들을 다 갖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선순위는

역시

아이들이 먹고 싶은걸 먹고

엄마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때가

지금은 가장 만족스럽고 행복하다는 거다.


그저 그거 하나가 날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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