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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 Mar 18. 2018

영화<지금 만나러 갑니다> 후기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하기

일본 원작을 보지는 않았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봤다.

사실, 영화 중반부까지는 진부한 멜로영화라고 생각했다.

예쁜 동네, 소지섭과 손예진이라는 아름다운 커플, 그리고 커플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전부였다.

간간이 등장하는 까메오들이 영화의 지루함을 상쇄해줄 뿐 이야기가 가지는 힘은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다.


영화는 수아가 아들 지호에게 읽어주는 동화에서부터 시작한다.

동화는 아들을 두고 먼저 하늘나라로 간 엄마 펭귄이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구름나라에 있다가,

장마가 시작되면 기차를 타고 아들을 만나러 왔다가 장마가 끝나면 다시 기차를 타고 구름나라로 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현실과 만난다.


그렇게 영화는 남편과 아들을 두고 먼저 죽음을 맞이한 수아의 장례식장 장면으로 이어진다.

영화는 죽음으로 헤어진 가족이 동화처럼 재회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영화 속 시간을 섞는다.

어디가 현재이고 어디가 미래인지, 꿈인지 현실인지의 경계를 넘나든다.

시공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면서 영화는 주제에 한발 가까워진다.


“우린 무조건 잘 돼.

그렇게 돼 있어.”


현실적인 문제로 주저하는 우진에게 불현듯 나타난 수아가 한 말이다.

삶에서 겪는 어려움 중의 대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서 오는 불안이다.

수아의 확신을 지금의 삶에서 할 수만 있다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무엇이 잘 되는 것이고 무엇이 안 되는 것인지 묻게 된다.

미래의 어느날에 현재를 저당잡히지 말고,

지금의 나에게 집중해서 삶을 살아내면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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