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아이이고 싶은 어른이 되고자 한다.
아이와 어른의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단지 나이가 어리고 많다는 것 외에.
솔직함도, 부끄러움이 없는 것도
다 큰 어른보단 아이가 낫다.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두려움도 함께 같이 자란다.
때로는 그 두려움에 잠식당하기 일쑤다.
나 또한 그랬다. 어렸을 때는 옆에 앉아있는 친구에게
조심스럽지만 대담하게 말을 걸었고,
그렇게 쉽게 친구가 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 사회에서 갑자기 말을 걸게 되면
'도를 아십니까'로 오해받기 쉽다.
(내가 유독 도를 아십니까에 많이 잡혔던 사람이다..)
서른이 된 지금,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아이가 어른일 수도,
어른이 아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아이가 어른보다 대담하다, 때로는 생각도 더 깊고 맑다
그리고 아이들의 시선은 무엇보다 정직하다.
어른이 배워야 할 점을 너무도 많이 갖고 있기에
가끔씩 아이와 어른의 역할이 바뀐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나는 아이가 되고 싶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평생 철이 들지 않는, 해맑고 솔직한 어른이 되고 싶다.
오늘따라 문득,
아이들이 보고 있는 지금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로 인해
사람들의 표정은 읽을 수 없고,
대화도 쉽지 않다(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길에 돌아다니다 보면 아이들에게 괜스레 미안해진다.
지금 이 상황을 원한 건 아니지만,
누구의 잘못으로 보기에 어렵지만
그래도 얼굴을 보며 환하게 웃으며 대화할 수 없게
되어버린 현재가
누군가를 믿기보다는 경계해야 하고
경쟁해야 하는 '지금'을 물려준 것 같아
이상한 책임감이 든다.
내가 아이였다면, 나는 어떤 시선으로 현재를 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