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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Feb 11. 2022

자꾸만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들

괜히 의기소침해지는 날이 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는 동안 잠시 여행을 다녀왔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떠났고,

쉬는 동안 부담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돌아오자마자

2쇄 발행을 위해 할 일을 하나씩 하기 시작했고,

입고 문의도 다시 시작했다.


2쇄 발행의 행복과 함께 슬픔도 같이 찾아왔다.

어젯밤에 입고 요청 메일을 보낸 후

오늘 입고가 어렵다는 두통의 메일을 받았다.


각오를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처음 입고 메일을 보내고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보다 타격이 컸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는데, 내가 변한 건가 싶어 무서웠다.


책을 내고 고작 3개월 정도가 흘렀을 뿐이었는데,

나도 모르는 새 뭐라도 된 것 마냥 생각하게 된 건 아닌지

스스로를 다시 돌아봤다. 이 생각이 맴돌고 깊어질수록 불안해져 갔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내 욕심만으로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재능도 없으면서 글을 쓰는 삶을 살겠다고 

외쳐버린 건 아닌지,

내 삶도 어쩌지 못하면서

타인의 삶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큰소리를 낸 건 아닌지

불안하고 무서워졌다.


힘겹게 돌고 돌아서 다시 선택한 방향인데,

만약 이 길도 아니면 어쩌나.

마음을 먹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다짐이 흔들리는 건 

한 순간, 한 마디, 아주 작은 손짓이다.

한 번씩 불안이 고개를 들어 나를 힘들게 할 때가 있다.


그때일수록 겸손하게 몸을 낮추고

시기를 기다리자는 마음을 되새긴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나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니 기다리자는 마음.

꽤나 어른스러워졌다고 여겼지만

 나는 아직도 어리고, 갈팡질팡하는 내 마음을 알기 어렵다.


시간이 흘러 훗날 내가 선택한 것이 맞다는 답을 주기를.

내가 움직이며 그것을 정답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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