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이 만든 길 위에서, 나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일
메타 광고를 오래 다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낍니다. ‘이제는 감이 좀 온 것 같다’는 순간이 오죠. 캠페인 구조를 이해하고, 광고 세트를 효율적으로 나누며, 픽셀과 이벤트를 세팅하고, 학습 상태를 관리할 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 결과는 나옵니다. 이른바 ‘로직을 깨우친 단계’에 도달한 겁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이후부터는 ‘늘 비슷한 결과’에 머물게 됩니다. 어디서 본 듯한 세트 구성, 어디서 들어본 문장, 비슷한 ROAS, 비슷한 클릭률. 모든 게 효율적으로 돌아가지만, 이상할 정도로 ‘새로움’이 사라집니다.
메타 광고의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진화합니다. 머신러닝은 더 똑똑해지고, 자동화는 정교해지죠. 광고주는 점점 ‘설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결정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마케터가 로직을 이해하고 그 흐름에 맞춰 효율을 극대화하는 건 분명 의미 있고 주도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결국 “알고리즘이 주인인 구조” 속에서 그저 숙련된 조작자에 불과합니다. 즉, 로직을 따라가는 사람이지, 로직을 만드는 사람은 아닙니다.
주체적인 마케팅은, 광고 시스템이 제시하는 최적화 경로를 그대로 따르지 않는 데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Meta가 추천하는 자동 타겟팅을 끄고 고객 데이터의 맥락을 직접 해석해 세그먼트를 재조합한다거나, CTR이 낮은 소재를 굳이 유지하면서 브랜드 인지형 문장을 장기 노출시킨다거나.
이건 ‘비효율’로 보이지만, 브랜드 관점에서는 오히려 로직을 재설계하는 행위입니다. 머신은 과거의 패턴을 학습하지만, 마케터는 아직 오지 않은 시장의 변화를 감각합니다. 이 감각이 쌓여 ‘선도’가 되고, 이 선도가 결국 새로운 데이터 흐름을 만듭니다.
로직을 이해하는 건 기본입니다. 그걸 벗어나는 건 위험합니다. 하지만 그 둘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 진짜 마케터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의 로직 위에서 창조의 직관을 세우는 것. 즉, 머신이 만들어놓은 구조를 완전히 이해한 뒤 그 구조의 바깥에서 새로운 맥락을 설계하는 일.
이것이야말로 ‘주체적인 선도’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5. 결국, 메타 광고는 사람의 일이다
어떤 마케터는 수치를, 어떤 마케터는 맥락을 봅니다. 전자는 데이터를 따라가고, 후자는 데이터를 만들어냅니다.
메타 광고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인간의 판단, 감정, 의도, 그리고 철학이 있습니다.
결국 이 시대의 마케터는, 머신이 계산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로직을 깨우치는 것만으로는 주도적인 마케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직을 다시 쓰는 사람만이 선도적인 마케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