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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풍 Jan 23. 2022

공부한단 핑계로 아이패드를 샀다.

7. 대학원 강의 듣기 전 준비물(?)

 이 글을 시작 전 고백을 하나 하자면, 나는 사실 엄청난 애플빠다(애플 제품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이 글은 홍보가 절대 아니며, 내돈내산인 점을 미리 밝힌다. 

 

 아이폰을 한번 접한 이유로 애플 생태계에 요즘 말로 단단히 감겨버렸다. 대학원 진학 전에도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를 가지고 있었다. 기존에 아이패드 미니는 동영상 보는 용 혹은 전자책을 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고, 그래서 사실 애플펜슬은 별도로 구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패드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우선 PPT를 다운 받아서 바로 필기가 가능했다. 공부를 안한지 오래 되어서 우리집에는프린터가 없어서 수업 자료를 출력하기가 굉장히 번거로운 상황이었는데, 애플펜슬만 사면 이런 걱정과 고민이 모두 해결되었다.


 한번 무언가를 사고나니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기존에는 회사에서 컴퓨터로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를 켜고 싶지 않았다. 요즘 세상은 핸드폰으로는 모든게 다 가능했고, 오히려 컴퓨터보다 모바일로 검색하고 소통하는게 더 편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남편이 야심차게 산 게임용 컴퓨터와 다 죽어가고 있는 노트북 말고는 컴퓨터가 없었다. 근데 수업을 들으려고 하다보니 남편의 게이밍 컴퓨터를 켜는 것도 좀 불편하고, 그렇다고 구형의 오래된 노트북을 켜는것도 남편이 원 소유자라서 제법 불편한게 아닌가. 처음에는 회사 컴퓨터의 VPN을 끊고 사용을 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회사에서 나를 콕 집어 지칭해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개인 목적으로 컴퓨터를 쓰지 말라고 하는 공지가 내려왔다. 애플 생태계에 단단히 감긴 나는 학생증도 받았겠다(6편참고), 학생 할인을 통해서 맥북을 샀다. 그러다 보니 또 아이패드가 미니라보니 너무 작다고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옆에서 아이패드 에어를 사고 싶다고 해서 듣다보니 나도 마음이 동해서 그것도 학생 할인을 통해서 구매해버렸다...이렇게 장비 욕심을 대학원을 다닌단 이유로 충족했다..ㅎㅎ


 코로나 시대다 보니깐 사전 녹화 강의나 실시간 인터넷 강의를 들을 일이 많아서 이런 신문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이 되었다. 내가 다니는 대학원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수업에서 교재를 사용하기보다는 교수님들이 수업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해주는 수업이 훨씬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다운 받아서 필기를 하면서 듣는 목적으로 굉장히 유용했다. 현재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고, 수료상태인데 교재를 사용했던 수업은 1학기 때 통계 강의 하나뿐이었고, 오프라인으로 학교를 직접 간 수업은 2학기 때 빅데이터 분석 관련 수업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합리적인 소비였다고 생각한다...(갑자기 아이패드를 사게 된 정당화를 하는 기분이긴 하지만..)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 되는건,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거의 전공책을 들고 다녔고 그마저도 너무 무거워서 전공책들을 스프링을 끼워서 분권을 해서 다녔었다. 수업에서 나눠주는 수업자료의 경우 미리 복사실에가서 한페이지에 PPT 4장씩 나오도록 (혹은 2장씩 나오도록) 출력해서 다녔었다. 아직도 집에는 대학생 시절의 전공책들이 분권된채로 책장에 꽂혀있고, 그 시절에 필기한 노트들과 수업자료들이 꽂혀있다. 하지만 대학원에 입한 한 이후로는 책장에 관련된 자료가 거의 없다. 이 조그마한 패드 하나에 1,2,3학기 동안 들었던 수업자료들과 지도교수님을 만나서 필기한 자료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전자화되고 정말 편하긴 하지만, 가끔은 아날로그의 감정들이 그립기도 하다. 정말 세월이 빠르게 바뀌고 있고, 그로인해서 대학에서의 풍경들도 바뀌고 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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