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사람들이 저마다 거리에 나와 명박산성과 맞서고 있을 때 난 고3이었다.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면 내 인생은 망한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사람들의 외침을 애써 외면하고 바로 눈앞에 있는 책을 보는 일이었다.
시간이 흘러, 가고 싶었던 대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지만, 그리 좋지 못한 형편 때문에 다음 학기 등록금을 늘 걱정해야만 했고, 학교에 다니면서 매일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이건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나를 비롯한 수많은 대학생들의 이야기다. 2011년 수많은 대학생들은 우리 좀 봐달라며 거리에서 반값등록금을 외쳤다. 나도 한 번 집회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는 나와 똑같은 대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그 놀기 좋아하던 동기들, 선후배들이 너무나 간절하게 외치는 모습들을 보며, 나 스스로가 이상하리만치 부끄러웠다.
그로부터 5년의 시간이 흘렀다. 형편없었던 전 정권과 다를 바 없는 정권이 들어섰고, 입에 올리기도 쪽팔린 사실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제 나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나 역시 이 사회의 책임에서 한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나이가 더는 아니다. 내가 부모 세대에게 '이 나라가 이렇게 될 때까지 무엇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던 것처럼, 시간이 흐르면 나 역시 똑같은 질문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들의 원망 섞인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들 앞에서 떳떳해지기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