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자세

by 신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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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또 하필 이름부터가 '봄'이다.

그냥 그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


이 짧은 계절을 만끽하기 위한 준비, 다섯 가지.




1. 간질간질한 노래를 듣는다.


봄 언저리가 다가오면 듣는 노래가 달라진다.

겨우내 짱박아두었던 기타를 다시 꺼내야지.


https://youtu.be/9BdCmigxxAM



2. 가디건을 보며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워낙 니트, 가디건 성애자이기도 하고.

그냥 몽글몽글한 가디건을 보면 기분이 좋다.



3. 가방 안에 필름카메라를 넣어둔다.


또 한동안 필름카메라를 잊고 지냈다.

지금 카메라 안에 거의 다 쓴 필름이 꽂혀 있는데,

아마도 지난 여름 제주 여행에서 쓰다 만 필름이 들어 있는 것 같다.

뭘 찍었는지도 가물가물한데, 얼른 뽑아보고 싶다.



4. 흰 스니커즈를 빨아둔다.


한동안 잘 신던 흰 스니커즈가 더러워져서

빨아야지 했는데, 어느덧 겨울이 훌쩍 지나갔다.


봄에는 왕창 신고 돌아다녀야지.



5. 온몸의 감각을 예민하게 두기


그간 겪었던 봄을 떠올리면

난 이 계절에 가장 감성이 충만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생생히 살아 있는

기분 좋은 단상들 모두 이 계절에 걸쳐 있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일은

무딘 상태로 있던 감각을 한껏 열어두기.




준비는 됐다. 이제 봄만 오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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