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또 하필 이름부터가 '봄'이다.
그냥 그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
이 짧은 계절을 만끽하기 위한 준비, 다섯 가지.
1. 간질간질한 노래를 듣는다.
봄 언저리가 다가오면 듣는 노래가 달라진다.
겨우내 짱박아두었던 기타를 다시 꺼내야지.
2. 가디건을 보며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워낙 니트, 가디건 성애자이기도 하고.
그냥 몽글몽글한 가디건을 보면 기분이 좋다.
3. 가방 안에 필름카메라를 넣어둔다.
또 한동안 필름카메라를 잊고 지냈다.
지금 카메라 안에 거의 다 쓴 필름이 꽂혀 있는데,
아마도 지난 여름 제주 여행에서 쓰다 만 필름이 들어 있는 것 같다.
뭘 찍었는지도 가물가물한데, 얼른 뽑아보고 싶다.
4. 흰 스니커즈를 빨아둔다.
한동안 잘 신던 흰 스니커즈가 더러워져서
빨아야지 했는데, 어느덧 겨울이 훌쩍 지나갔다.
봄에는 왕창 신고 돌아다녀야지.
5. 온몸의 감각을 예민하게 두기
그간 겪었던 봄을 떠올리면
난 이 계절에 가장 감성이 충만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생생히 살아 있는
기분 좋은 단상들 모두 이 계절에 걸쳐 있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일은
무딘 상태로 있던 감각을 한껏 열어두기.
준비는 됐다. 이제 봄만 오면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