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J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
누군가 그랬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하지만 넓은 세상까지 갈 필요도 없다,
내 머릿속만 들여다봐도 할 일은 넘쳐나니까.
밤 잠들기 전, 아침에 눈을 떠서
내일의, 또는 오늘의 할 일을 떠올린다.
그냥 이거, 저거, 요거 해야지가 아니다.
1을 하고, 2를 해야 순서가 맞아.
2를 하기 전에 따져볼 가, 나, 다가 있어.
A에게 물어보고 3을 해야 두 번 일 안 해.
9시 전에 B한테 카톡 남기면 안 되겠지?
점심시간 복잡하니까 일찍 가야 돼.
차 안 가져가려면 시간이 얼마나...
4는 그냥 모레 하는 게 낫겠다.
엄마가 밥 먹고 가라고 하겠지.
씻고 밥을.. 먹고 씻을...
이렇게 정리한 리스트만 10개 가까이지만
시작도 전에 이미 피곤하다.
(이 글을 읽기만 해도 피곤하지 않은가?)
10개 중 5개 정도 끝내면 다행이고,
5개는 그다음 날로 넘어가기 일쑤.
그래서 다음 날은 짧은 리스트로 정리.
물론 리스트가 짧다고 해서,
그 정리 시간이 짧지 않은 건 안 비밀.
머릿속 계획형 인간의
복잡 단순 생활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