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새 지나간 3일
이틀 만에 결심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부끄러워서 어디 가서 말도 못 꺼내겠네요.
주말이었으니까 쉬어간 걸로 할까 봐요.
아니다, 누구랑 뭘 한다는 거죠?
이건 나와의 약속인데 말이에요.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면
그저 폴짝 건너뛸 수밖에요.
그런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매일 글을 쓰기로 했다는 기억이,
지우개 지워낸 듯, 칼로 도려낸 듯
3일 동안 한 번도 들지 않았어요.
그 3일 동안 뭘 했냐 돌아보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회포를 풀었습니다.
3주 동안 지낼 집안 곳곳에 제 물건들을 풀어놓고,
부엌에서 같이 요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만든 요리를 다 먹을 때까지도 끝나지 않았죠.
실없는 농담에도 까르르 웃음이 나고,
장난기 어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눈이 마주치면 다시 웃음보가 터지곤 했어요.
친구의 아들들 얘기가 계속 이어지면
가끔은 지루하고 졸릴 때도 있지만,
눈 속에 가득 담긴 사랑과 책임감을 느끼고
내 마음도 괜스레 따뜻해져 왔답니다.
정말 눈 깜짝할 새 3일이 지나갔어요.
그런데 3일쯤 지나니 익숙해져서인지
즐겁고 감사했던 마음들이 조금씩 무뎌지고,
별 거 아닌 작은 일에 기분이 상하기도 하네요.
그럴 때마다 좋은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또다시 눈 깜짝할 새 지나갈 3주를
소중히 하기 위해 오늘의 글을 남겨봅니다.
매일 한 장의 사진과 함께
그날의 생각을 남깁니다.
목적도 카테고리도 없이
기록을 해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