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이 아니라 수용할 때 찾아오는 고요함
오늘은 안과 밖으로 매우 소란한 하루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글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데 집중이 되질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일을 하려고 노션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한 항목씩 읽어 내려가는데 집중이 되지 않아 한 가지 내용만 확인한 후 파일을 닫았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푸르고 떠있는 구름들은 그림 같은데 무엇이 나를 이토록 안절부절못하게 하는지 알 수 없었어요. 계속해서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에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제 늦게 잤는데 피곤하지 않아?‘
‘일 할 게, A, B, C가 있는데 빨리 해야지!’
‘A는 오늘 저녁에 하고, B는 내일 병원 가기 전에…’
어느 하나 ‘지금’, ‘이 순간’에 할 액션은 없고, 흩어지는 생각들과 계획들뿐입니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고, 이 생각들은 정리가 되지 않고 마음속 소란함은 계속됩니다. ‘속 시끄럽다’는 표현이 딱 맞는 듯합니다.
시간은 흘러 오후가 되었고, 저는 어느덧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카페에 앉아 있습니다. 회의 중 의견 차이로 분위기가 좋지 않네요. 서로 자신의 입장과 상황을 공유하지만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그저 이곳을 떠나고 싶단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고요함의 지혜>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실은 밖의 고요함뿐 아니라 소란함마저도 도움이 된다. 어째서인가? 소란함에 대한 마음의 저항을 털어버리고 소란함을 있는 그대로 존재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을 때 그런 수용이 당신을 내면의 평화로운 허공으로, 고요함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 고요함의 지혜 | 에크하르트 톨레 / 제1장 안과 밖의 고요함
이 부분을 읽고 나니 나의 속 시끄러움과 의견 차이로 인한 소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소란을 키우던 에너지는 사그라들었습니다. 마음이 저항하지 않고 수용할 때 그 힘이 약해지고, 한결 견디기 쉬워지는 것 같아요. 물론 저항을 하고 힘들게 소란을 견디는 경우가 많지만, 어떠한 소란함에도 힘을 빼고 그저 소란함 옆에서 듣고만 있어야겠다 싱각해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든 있는 그대로 깊이 수용할 때마다 나는 고요해진다. 나는 평화로워진다.- 고요함의 지혜 | 에크하르트 톨레 / 제1장 안과 밖의 고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