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어감에 대한 소회
요즘 일교차는 15도를 넘기기 일쑤다.
얇게 입고 나갔다가 감기 걸리기 딱이고,
두껍게 입고 나가면 땀 때문에 불쾌하다.
영어 학원에서 아이들을 보면
두꺼운 옷 안에 반팔일 때가 허다하다.
나도 모르게 '춥지 않아?' 하고 묻고는
젊, 아니 어려서 열이 많은가 보다 한다.
재미난 건 나도 열이 많았다는 것이다.
첫 직장 다닐 때 사무실에서 에어컨 아래
반팔 입고 앉아있는 나에게 차, 부장님들이
"젊어서 그래." 하실 땐 무슨 뜻인지 몰랐다.
사계절 내내 냉장고 찬물을 고집하고,
냉동실에 얼음도 신경 써서 채웠는데,
지금은 여름에도 '정수'나 '온수'를 마시고,
에어컨 빵빵한 카페에서는 뜨아가 진리가 됐다.
어젯밤 잠자리에 드는데 코가 꽉 막혔다.
주말 내내 집에만 있었는데 감기라니?
목도 칼칼한 것이 심상치 않더니만
아침에 일어나니 상태가 더 심해졌다.
코가 꽉 막혔다.
코-목 연결된 부분이 부었다.
재채기가 계속 나오면서
골이 흔들린다.
감기다.
올 겨울은 시작부터 감기를 달고 살았다.
11월에 걸린 감기는 12월까지 이어졌고,
수북한 감기약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해가 바뀌고 추운 날씨에도 익숙해지니
감기가 잠잠한가 싶었는데, 웬걸...
환절기 일교차에 또 무릎을 꿇었다.
살짝만 춥다 싶어도 바로 오는 신호.
면역력이 떨어진 것엔 나이 탓도
있겠다 싶어서 서. 글. 프. 다.
근데 잠깐!
70이 넘은 우리 엄마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으시고 겨울을 났는데?
좀 억울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이건 나이 탓이 아니라, 그저
변화무쌍한 날씨와 내 방심의
환장할 컬래버레이션이었음을.
훌쩍. 콧물이 또 나온다.
내일은 목에 손수건이라도
하나 더 두르고 나가야겠다.
[ 표지 사진: 사진: Unsplash의 Adrian "Rosco" St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