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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진 Jul 26. 2019

뱁새가 황새를 따라갈 수 있는 방법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 다들 아시죠? 이 속담에 나오는 뱁새는 과연 어떤 새이길래 황새를 따라가려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소리를 들을까요? 궁금해져서 찾아봤습니다.

오목눈이 (a.k.a 뱁새)

정말 앙증맞고 귀엽게 생겼네요. 얇은 나뭇가지에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아무리 크다 해도 사람 손바닥 정도 사이즈로 보입니다. 그럼 황새와 비교해 볼까요?

황새 @pixabay

다리도 길쭉하고 주변 풀들의 크기와 비교해 봐도 뱁새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렇게 이미지를 통해 보니 속담이 더 잘 와 닿네요. 근데 서평은 어디 가고 새와  속담 이야기만 하고 있을까요?



사실은 제가 황새 따라가려다 다리가 찢어질 뻔한 뱁새라서 그렇습니다.


 논리 있는 생각을 하며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저는 씽큐베이션에 참여하게 되어서 정말 너무 기뻤습니다. 씽큐베이션 2기에 지원하기 위해 한 달 반 정도 한 주에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며 연습했습니다. 이 과정 중에 씽큐베이션 1기에서 활동하시던 분들(클프파비님, 디자이너텐텐님)의 블로그를 찾아 그분들이 남기신 서평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따라 쓰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서평을 처음 써보는 저에게는 따라 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책의 내용을 복사 붙여 넣기 하는 수준의 서평도 써보고 책의 내용이랑 무슨 상관인 거지? 싶은 내 이야기로 가득 찬 일기 같은 서평도 써보며 내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덜컥 씽큐베이션 2기에 참여하게 되고 첫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감동의 첫 모임이 끝난 후 그룹원들처럼 좋은 서평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강해졌고 글을 쓰는 시간보다 고민을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 갔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좋은 서평을 쓰고 싶은 마음과 잘 써지지 않는 상황에 괴리감을 느껴  스트레스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3주 차 서평을 쓰면서 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잘못하다가는 완주를 못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 속담 그대로 황새를 따라 하려다 다리가 찢어질 뻔한 뱁새였습니다.




 다행히도 서평 쓰기에 대한 이런 고민은 이번 주 선정도서인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더 나은 결과를 바란다면 목표를 세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쳐야 할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집중하라고 합니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의 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 시스템은 습관을 통해 구축됩니다. 그리고 습관과 정체성은 동전의 양면처럼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체성은 습관에서 나온다. 우리는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태어나진 않는다.
정체성은 경험을 통해 습득되고 익숙해진다. 엄밀히 말하면 습관은 정체성을 만들어 나간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 59
중요한 건 결과보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 원칙, 정체성이 좀 더 순환돼야 한다는 점이다.
초점은 늘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어야지, 어떤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데 있으면 안 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 65


100 페이지를 채 읽지 않았지만 이번 책도 또 하나의 인생 책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서평을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서평을 써서 생각을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서평은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 중에서 나오는 부산물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좋은 서평을 쓰려는 노력보다 짧더라도 많은 글을 써서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욱 필요합니다.


 그동안 서평을  쓰기 위해 글의 구조를 잡아보려는 생각으로 하루에 읽은 분량을 단어 위주로 요약해 개요로 만들어 보곤 했었습니다. 매주 서평을 쓸 때 이 개요를 참고하지만 개요대로 글이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2주 차 서평을 쓸 때까지는 이 방법이  그럭저럭 통했지만 3주 차 서평을 쓰는 과정에서는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왜 이 방법이 글쓰기를 습관화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 못했는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어떤 행동을 좋은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4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분명하게 만들어라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하기 쉽게 만들어라]의 단계에서 저자는 어떤 습관에 통달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습관을 쪼개어하기 쉬운 습관으로 관문을 만들 때에도 적어도 만들고자 하는 습관과 연관성은 존재해야 합니다.  제가 글쓰기를 습관화하려 사용했던 단어 위주의 개요 작성 방식은 이점에서 큰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들고 서평을 잘 쓰기 위해 단어 위주의 개요 작성을 했지만 결국 글을 쓴 횟수는 일주일에 단 한 번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에 턱없이 부족한 횟수입니다. 책에서도 저와 비슷한 사례가 나옵니다.


엄청난 양의 사진을 찍은 학생들은 기술이 늘고, 완벽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데만 몰두한 학생들은 기술이 늘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쪽은 실제로 연습을 했고, 다른 쪽은 수동적으로 배우기만 했다. 한쪽은 '실행'했고, 한쪽은 동작만 있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190~191


책을 읽는 초반부에는 그저 단순히 낙담의 골짜기에 빠져있는 상태구나 좀 더 노력하면 될 거야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 읽어나갈수록 근본적인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어 위주의 개요 작성이 아닌 짧더라도 완성된 글을 써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은 이미 체화되어 잘 지키고 있으니 여기에 읽은 부분에 대한 글을 쓰는 새로운 습관을 추가해보려 합니다. 전 주에 오리지널스를 읽으며 양질 전화를 이뤄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경험을 통해 또 결심하게 되네요.


역시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지식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경험이 꼭 필요해요. @오리지널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멋져 보이는 서평을 따라 쓰려다 머리가 터질 뻔했지만 그래도 좋은 교훈을 얻은 것 같습니다. 현실세계의 뱁새는 사실 무슨 수를 써도 황새를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습관을 잘 들인다면 얼마든지 뱁새에서 황새가 될 수 있으니까요. 또한 시의적절하게도 다음 주 발제가 저네요! 선정도서도 일만 시간의 재발견으로 이번 책을 읽으며 얻은 교훈을 실천하기에 정말 좋은 책입니다. 일주일 동안 적어도 주중에는 매일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글 쓰는 습관을 잘 만들어서 66 챌린지로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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