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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진 Aug 21. 2019

그들은 왜 유튜브에서 사업 노하우를 이야기했을까?

<콘텐츠의 미래> 

'월 천만 원을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올해 초 유튜브에서는 돈을 버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유튜버 '신사임당'님이 창업 다마고치를 시작으로 그동안 온라인 사업을 하며 경험한 이야기들을 풀어내셨다. 신사임당 님이 제시한 방법에 대해 누군가는 사기라고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방법 자체는 맞지만 0원부터 시작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등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다. 장사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 없는 나로서는 신사임당 님의 첫 영상을 보고 사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좋은 방법이라면 남에게 알려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영상들과 각종 루머에 대처하시는 영상들을 보고 자발적 다마고치가 되었다. 하지만 영상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따라 하면서도 의문은 가시질 않았다. "왜 알려주는 거지?"

 

이후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가지며 알게 된 뼈.아.대라는 채널의 완벽한 공부법 특강도 나에게는 의문 투성이었다. 책을 집필하신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이 책의 챕터별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충강의를 찍으셨다고 하시길래 '그럼 핵심 부분은 제외하고 책을 사도록 유도하는 강의를 만들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이런 편견도 완벽하게 무너졌다. 


게다가 10여 년 전에는 음악가들이 음원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해야 한다고 캠페인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장범준, 폴 킴을 비롯해 많은 유명 뮤지션들이 자신의 앨범 전체를 유튜브에 등록해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도 자신들의 음악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기존의 콘텐츠에 대한 생각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시간과 돈, 노력을 들여 만든 소중한 콘텐츠들을 무료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모습에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튜브 수입이 목적인가?라고 생각을 해봐도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며 생기는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유튜브 수입이 주목적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콘텐츠의 미래>를 읽다 보니 이 모습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도 이제는 최근의 정보 생산량을 표현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출판, 영상, 음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양의 정보가 매일 생산된다.

매년 9000만 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만들어진다. 2011년에는 이틀에 한 번 꼴로 5 엑사바이트의 콘텐츠가 생성되었다. (5 엑사바이트는 지구의 탄생부터 2003년까지 인간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을 저장할 수 있는 양이다.) 1분마다, 72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고, 300만 개의 콘텐츠를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공유하며, 매일 23만 장의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게재된다.
<콘텐츠의 미래, 바라트 아난드>

엄청난 양의 콘텐츠 사이에서 살아남아 잊히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콘텐츠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콘텐츠들 사이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을까? 


<콘텐츠의 미래>의 저자인 바라트 아난드는 이런 시각을 경계한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콘텐츠를 둘러싸고 있는 연결관계라고 주장한다. 이 연결관계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각각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사용자 연결관계 

우리는 흥미를 끄는 콘텐츠를 발견하면 혼자서 소비하지 않는다. 지인들, 커뮤니티 등에 공유하며 즐거움을 나누고자 한다. 사용자 연결관계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해주는 것이 가지는 장점에 대해 설명한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로는 1980년대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간 운영체제 경쟁을 들 수 있다. 애플은 매킨토시를 출시하며 제품 자체의 완성도에 집중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는 제품보다는 사용자 간 파일공유, 정보공유에 집중하여 성공을 거뒀다. 


2. 제품 연결관계

책에서는 제품 연결관계를 설명할 때 이런 표현을 쓴다. '불붙은 나무를 어떻게든 지키려 하지 말고 위협에서 발생되는 숨은 기회에 집중해라.' 이미 불붙은 나무는 나무로써의 기능을 다하고 재가 될 운명이다. 아무리 막아보려 해도 이 사실은 피할 수 없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붙잡고 조금이라도 지연시켜보고자 애쓰는 것보다 한 분야의 파괴가 다른 분야에서 어떤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1999년 냅스터의 P2P 파일공유 서비스로 시작된 개인 간 파일 공유 시스템은 음원 시장에 큰 타격을 주었다. CD에서 추출된 음원이 인터넷상에서 공유되어 CD 판매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음악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 이후 10년 이상 지금도 음악 산업은 잘 유지되고 있다. 이유는 주 수입원이 CD 판매 수입에서 콘서트 입장권 판매 수입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15달러짜리 CD 한 장을 팔면 가수는 겨우 1달러 정도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음반사가 챙긴다. 하지만 입장료가 100달러인 콘서트를 하면 가수는 자기 몫으로 관객 한 명당 50달러 이상을 가져갈 수 있다.
(중략) 파일 공유로 저작권 침해가 음악 산업을 뒤흔든 지 10년도 더 지난 시점에서 유명 음악인의 1년 수입은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콘텐츠의 미래, 바라트 아난드>


산업이 아닌 개인의 경우는 어떨까? 개인의 경험을 영상이나 글로 가공해 얼마든지 공유할 수 있다. 사업 실패기, 성공담, 투자 관련 이야기 등등 개인이 하나의 제품이 되고 브랜드가 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유튜브 채널 신박사 TV에서 신영준 박사님과 신사임당 님이 함께 촬영하신 에피소드에서 신영준 박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젊어서 고생은 유튜브 콘텐츠다." 아마도 제품 연결관계의 핵심을 잘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3. 기능적 연결관계

 최고의 방법을 추구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파멸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선두 주자가 썼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한다 해서 성공할 수 없다. 선두 주자의 맥락과 내 맥락은 다르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도 선두 주자가 직면했을 때와는 달라져 있을 것이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약점도 선두 주자와 같을 수 없다. 가장 바람직한 성장 방법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최적의 길을 찾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경제지와는 성격과 마케팅 모두 다르다.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지만 고용한 언론인의 수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적은 편이다. 기자의 전문화를 추구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이코노미스트>의 기자들은 광범위한 주제를 담당했다. 게다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접근도 다른 매체들과는 굉장히 달랐다.  이러한 <이코노미스트>의 전략에 미디어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었다. 하지만 결과는 <이코노미스트>의 승리였다. 인쇄산업 역사상 최악의 해였던 2009년에도 수익은 6퍼센트 성장했고 광고수익과 영업이익은 25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서 성공한 이유는 <이코노미스트>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독자에 대한 분석을 확실히 하고 그 분석을 기반으로 전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의 기능적 연결관계, 콘텐츠의 미래


이렇게 콘텐츠 자체에 집중되었던 시각을 콘텐츠와 그 주변의 연결관계로 확장하고 나니 책에 대한 보완재 개념으로 영상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가 가고 사업 노하우를 공개했을 때 얻게 되는 새로운 연결관계에 대한 이득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과 공개한 사업 노하우를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으니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노하우를 공개하는 게 그리 큰 부담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즈니스를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한 번의 완독을 통해 책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특히나 이 책은 여러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콘텐츠'에 대한 편견을 깬 것만으로도 굉장한 소득이지만 책에서 소개된 여러 사례들을 통해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이고 소개된 여러 전략을 습득해서 내 삶에 잘 녹여보고 싶다. 


#씽큐베이션 #체인지그라운드 #콘텐츠의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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