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읽으면 '어깸빼자'
언젠가부터였을까. 가만히 앉아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오른쪽 어깨가 긴장된 채로 위로 올라와있다는걸 알아챈다. 그럴 때마다 어깨에 또 힘이 들어갔네하며 어깨를 한번 털며 힘을 빼본다. 하지만 다시 일을 하다보면 또다시 승천한 오른쪽 어깨를 알아차린다.
사는데 대단한 불편함을 주는 건 아니지만 괜시리 신경쓰인다. 그리고 잠시 생각해본다. 왜 내 어깨는 이리도 긴장하고 있는걸까. 재미있는건 왼쪽 어깨는 또 그렇지 않다는 사실! 내 몸통에 좌우로 사이좋게 달려있는 어깨인데 어쩜 이리 다른건지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하다.
어릴 때(좀더 젊을 때?)를 돌이켜 보면 내 몸이 어땠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40대가 되고 나서는 내 몸의 특성을 좀더 알아가고 있다. 음, 알아간다기 보다는 알아채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다. 몇 가지를 적어보면 이렇다.
저렴한 가격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배에 대장내시경 가스를 넣을 것처럼 빵빵해지는 배
평소에 않하던 운동을 20대 때 하던 숫자만큼 하면 다음날 온몸이 쑤셔 건강이 더 나빠진 느낌
소주를 반병 넘게 마시면 다음날도 아니고 당일 저녁부터 잠이 미친듯이 쏟아짐
물론 20대때와 똑같은 것도 있다!
일요일 저녁이면 하루가 가는게 아쉽고, 월요일에는 하루종일 피로와의 싸움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니 이건 20대와 40대 때 같다고 좋아할 일이 전혀 아니고 눈물을 훔칠 일이다.
최근에 어디선가 글을 읽었다.
무언가를 너무 잘하려고 하면 몸이 긴장된다.
그 때 바로 내 오른쪽 어깨로 고개를 돌렸다. 나... 지금하고 있는 일을 잘하고 싶었나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 잘하고 있지 않냐며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나보다. 그런데 실제로는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 잘해보겠다고 내 몸에 긴장을 불어넣고 있었나보다. 그 긴장감이 내 어깨, 그것도 오른쪽 어깨에 잔뜩 몰려있나보다.
내 나이 40이 넘었다. 내가 하려는거 해보는데까지는 하지만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자. 한번 외쳐보자.
어깨에 힘을 빼자!
어깨힘빼자!
어깸빼자!
그래도 승천하고 있는 내 오른쪽 어깨를 보게되면 한번 토닥여주자.
- grabho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