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AD ASTRA(애드 아스트라)리뷰/해석
AD ASTRA (To the stars)
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생략하였습니다.
로이가 그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것은 단지 폭풍전야와도 같은 써지를 멈추려는 임무를 받아서가 아니었다. 그는 그의 다른 형상과 만나려는 것이었음에 분명하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하고, 화성에는 기지가 있는 먼 미래의 설정이라고 해도, 해왕성까지 가는 게 쉬울 리 없다. 여러 가지 희생이 잇따르지만 너무도 쉽게 도달하는 것 같은 곳. 해왕성. 그는 지구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 그 곳까지 간 것이다. 지구에 다시 발 붙이고 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당연히 영위하고 있는 생활들, 내 옆에 있는 누군가에 대한 감사함과 그것에서 오는 충만함을 온전히 그의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는 그 해왕성에 직접 가야만 했다.
해왕성에 있는 것은 그가 사십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떨쳐내지 못했던 그의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 배반의 상처, 성공에 대한 목마름...그 모든 것이 결집된 것이 그의 아버지 클리포드 그 자체다.
마침내 해왕성에 다다랐을 때 로이는 드디어 클리포드를 마주한다. 근엄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영상 녹화 비디오에서도 다소 늙어 보이긴 했지만 거침이 없었던 그였다. 삼십여 년이 흘러 마주한 클리포드는 늙고 병든, 지난날들에 대한 회한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노인이었다. 본인이 가장 두려워했던 대상, 그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때 로이는 상처받기는커녕 오히려 홀가분해 보인다. 그것이 그가 내내 두려워하던 것의 실체였으니. 바깥에서의 성공과 더 높은 곳, 먼 곳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던 그는 진정으로 소중한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 소중한 것인지도 몰랐을 테지.
어쨌든 로이는 그의 연약한 자아이며 화해해야 할 자아인 아버지 클리포드를 우주선 바깥으로 꺼내 함께 되돌아갈 것을 시도한다. 그의 시도는 어이없이 무너지며 클리포드는 오히려 아들의 생존을 위협하기까지 한다. 정녕 그에게는 부성애 같은 것도 남지 않았던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확신했던 것은 클리포드는 여기 남아야만 하는 것이다. 로이와 화해하고 집으로 돌아갈 자아였다면 진정 이 곳에서 몇십 년 동안이나 고립되어 있지도 않았겠지.나는 여기서 로이와 클리포드 두 자아에 대해서 어떤 쪽이 어리석은 자아라고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클리포드는 거기에서 그의 아집 속에 죽더라도 끝까지 그의 소망 속에서 죽어가야만 하는 자아이기에.
맥브라이드는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이다. 진정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해왕성까지 어떻게 가며, 또 어떻게 그 숱한 어려움을 뚫고 지구로 돌아오는가 가 아닐지도. 다만 로이가 클리포드였음을 마주하게 되는 긴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 많은 이들이 그러한 순간을 맞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시작되면 그것이 얼마인지 안다 해도 가늠이 안 되는, 지구에서 해왕성까지의 거리라고 해도 갈 수밖에 없다는 것.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