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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Oct 16. 2024

난바역, 건담을 찾아서

20241010 덴덴타운 건담 쇼핑

월요일엔 비가 내리고 화요일엔 흐리더니 점점 날이 갰다. 맑고 청량한 하늘을 보여주는 오사카. 나들이 가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내일은 아침부터 이동해야하기에 관광은 오늘이 마지막 날인 셈이다. 오늘은 난바역에 있는 덴덴타운에 가기로 했다. 덴덴타운에는 건담 프라모델(이후 건프라)과 각종 피겨들이 많은 거리라고 한다. 남편이 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를 떠올리면 된다고 하던데 그보다는 훨씬 규모가 컸다.


 大阪 おはよう


우메다역에서 미도스지 선을 타고 난바역으로 갔다. 일본은 지하철 노선마다 역명이 다르기 때문에 잘 보고 가야 한다. 그래도 어제 교토에 갈 때 탔던 JR선보다는 난이도가 훨씬 낮았다. 매표소 터치스크린에서 역명 검색을 하는 게 있었는데 Nan으로 치니 나오지 않았다. Na 검색해 보니 난바역은 영어로 Namba였다. 난바역까지 네 정류장 가면 되는데 호텔에서 약 30분(도보 포함) 걸렸다. 지하철 출구로 나오자 난바 마루이가 보였다. 큰 쇼핑몰이라는데 패션에 크게 관심이 없기에 패스했다. 


(*난바역은 영어로 Namba Station이라고 한다.)


난바역으로 가는 우메다역 (미도스지 선) / 난바역 출구에 있는 쇼핑몰센터 난바 마루이


덴덴타운 쪽으로 남편을 따라 걸어갔다. 걷다 보면 건물외벽 곳곳에 애니메이션 포스터들이 크게 붙어 있었다. 덴덴타운이 여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에 Joshin Super Kids Land 본점에 갔다. 규모가 큰 만큼 프라모델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건프라 같은 경우 제주에서 봤던 것들도 있었지만 못 보던 것들이 훨씬 많아서 아이가 정신없이 구경하며 즐거워했다. 이곳에서는 인당 구매 가능한 제품은 한 개로 제한되어 있었고 55,000엔 이상 사면 10% 할인해 줬다. 아이는 고심 끝에 네 개 중에서 두 개를 골랐지만 계산할 때 55,000엔 이상 사면 할인해 준다는 안내를 듣고 하나 더 추가해 세 개를 샀다. 


댄댄타운 조신 슈퍼 키즈랜드 본점


다음으로 간 곳은 정글 메카 스토어인데, 박스 개봉만 한 중고상품들도 있어서 잘 찾아보면 득템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옛날 건담 캐릭터라서 한국에서는 구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꼭 구매해야 한다고 아이가 나를 설득했다. 그 설득이 너무 귀엽고 나름 타당하다 생각해서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ㅎㅎ


정글 메카 스토어


화요일부터 걷기 강행군 중이라 다리가 아팠다. 이제 호텔로 돌아가서 쉬다가 밤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실컷 구경하고 쇼핑하고 나서 오는 배고픔은 어떤 음식이든지 맛있게 먹는 마법 같다. 우리는 역 근처 식당에서 스키야키를 먹었는데 양도 푸짐하고 맛도 있었다. 맥주 두 잔까지 시켜서 3,300엔에 식사를 했다. 든든한 배를 채우고 양손 가득 건프라를 들고 호텔로 돌아갔다.


지하철 역 식당가에서 먹은 스키야키 / 오사카역으로 돌아오는 길


호텔이 우메다역 출구에서 가까워서 열심히 우메다역 출구를 찾아 나왔는데 예상치 못한 곳으로 나와버렸다. 그런데 우메다 랜드마크 장소였다. 하늘이 너무 맑고 예뻐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때 뒤에 보이는 대관람차를 보고 타고 싶다고 했더니 아이는 오늘 엄마가 가고 싶어 했던 문방구에 못 갔으니, 대관람자는 꼭 타자고 했다. 나는 저녁에 야경을 보면서 타고 싶다고 했고 아이와 남편은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우메다역 랜드마크 / 일본의 국민과자 / 호텔 영업 종료 안내문


호텔로 들어가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6시쯤 되었고 대관람차를 타러 갔다. 오사카에서 보낼 마지막 밤이라니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관람차 안에서 오사카 시내 야경을 보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사카 밤거리

대관람차는 인당 800엔, 3인 2,400엔이었다. 15분 정도였고 오사카 시내 야경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남편과 아이는 타는 내내 무서워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 나왔다.


헵 파이브 관람차 타는 곳 / 뽑기
오사카 야경 / 페리 휠


먹자골목으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닭고기 파는 곳 같다는 남편의 촉에 따라 들어간 곳은 호프집이었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봉착하는 것이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나는 원하진 않았지만 마지막 밤 콘셉트에 맞게 온 것 같다며 당황하는 남편을 토닥였다. 메뉴판을 열심히 파파고로 찍어서 해석해 가며 안주들을 시켰다.  생각보다 맛있었고 생각보다 비쌌던 우리의 마지막 저녁 식사였다. 그렇게 남편은 일본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ㅎㅎ


오사카 시장골목 / 호프집에서 마지막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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