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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Dec 23. 2022

성공하고 싶어서 매일 읽고 쓴다.

am9:00 매일, 책상 앞에서

1분만 더 있다가 드세요.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에 섞는 거잖아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물과 에스프레소는 서로 다른 성분이라서, 서로에게 완벽히 섞이고 녹아들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야 진짜 아메리카노가 되죠.

서로 섞이고 완벽히 녹아들 시간, 138p



오전 집안일을 끝내놓고 커피를 내려 책상 앞에 앉았다. 아끼는 에세이를 꺼내 읽고 있으니 고요한 집안의 공기가 묵직하게 느껴진다.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특히 좋아하는 문장에서 잠시 멈췄다.


1분을 기다리면, 물과 에스프레소가 서로 완벽하게 섞이고 녹아들어 진짜 아메리카노가 된다.

참 근사한 말이다. 그렇지. 모두 시간이 필요하지. 1분일 수도 있고 좀 더 저어야 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언제든 다시 펼쳐 볼 수 있도록 책 끝을 접어둔다.




퇴사 후 한참 동안 성공과 부에 관련된 책들을 골라 읽었다. 회사 밖으로 나와 홀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나 보다. '한 달에 수십 권의 책을 읽었더니 이렇게 변했다, 부자가 되었다'는 글과 영상들을 찾아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책이라면 남부럽지 않게 읽는데 나는 왜 이렇게 제자리인지 조급해졌다. 아무리 보고 들어도 나와는 다른 결의 세상이다.


방에 모두 성공한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반복되는 조언과 메시지에 좀 지치는 기분이 들었다.




성공하려면 먼저 내가 내 삶에
잘 녹아들어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내 삶에 녹아들어 가는 것이 먼저다.

나와 다른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에 빈틈없이 잘 녹아들어 가야 한다.

나의 생각과 행동이 삶의 방향성과 일치되는 순간, 그로 인해 지금이 참 좋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늘어나는 것. 그 찰나를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성공을 돈으로만 보지 않는다면 말이다. 아니. 매일을 내 마음에 쏙 들게 살다 보면 돈도 따라와 주겠지!)



나는 지금 내 삶에 잘 녹아드는 중이다.

매일 글을 읽고 쓴다. 가족들이 묻는다.

'왜 하는 거야? 왜 글을 쓰는 거야?'

지금까지는 좋아서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앞으로 나의 대답을 '성공하고 싶어서'로 바꾸려고 한다.


나는 글로 성공하고 싶어서 매일 읽고 쓴다. 그것이 내 삶과 나의 행동을 일치시키는 일이니까.







아침에 눈을 떠 거실에 나왔을 때 고요한 거실 풍경에 마음이 설렐 때가 있다.

그런 날엔 좀 더 일찍 책상 앞에 앉는다.

머릿속의 생각을 하나씩 꺼낸다.

그날 할 일들을 차곡차곡해나간다.  밤이 되어 모든 일을 끝내고 집안을 한번 쓱 돌아보고 불을 끄는 순간 '오늘 하루 참 좋았다'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르륵, 나의 일상에 잘 녹아들어 완벽히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녹아든다는 말이 이렇게나 좋다.


나의 삶에 '지금이 좋은 순간'을 많이 녹여내자. 평범 하루가 이어지고 금세 지루해 질지 모른다. 포기하긴 이르다.


조금만 기다리면 곧  아메리카노가 완성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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