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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Mar 07. 2023

당신의 삶이 고단하지 않았으면

am9:00 매일, 책상 앞에서

창문 바깥은 비가 올 것처럼 흐리고, 곤하게 자는 부모의 얼굴엔 피로가 가득했다. 이 피로는 몇 년 치 피로일까. 언제부터 쌓여온 피로가 고단한 얼굴에 표정처럼 내려앉아 있는 걸까.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의 문장이다.

무뚝뚝한 성격에 그다지 효녀도 아닌데 자꾸만 이 페이지에서 읽던 숨을 멈추게 된다. 내 시절, 고단한 부모의 삶이 떠올라서일까.


지금 나와 같은 나이에 몇 배는 더 힘든 삶을 이고 지고 산 고단한 삶이다. 약해진 등허리로 오히려 나를 보고 '오늘 힘들었지'라고 묻는 삶이다.



고단하다.

- 몸이 지쳐서 느른하다.

- 일이 몹시 피곤할 정도로 힘들다.

- 처지가 좋지 못해 몹시 힘들다.


'고단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단순히 피곤하다는 말로 표현이 안될 때,

몸과 마음이 저 끝까지 힘들 때 쓰는 말이다.


이 고단하다는 말에 눈물이 고였다.

누구도 고단하지 않았으면. 하룻밤 단잠으로 사르륵 풀어지는 정도의 피로만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잠든 모습을 아리게 바라보는 일 없이 말이다.





책을 덮어놓고 오랜만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별일 없지라고 전화를 받는 엄마 목소리가 오늘따라 반갑고 또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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