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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Dec 21. 2022

40대가 되니 확실히 다르다.

am9:00 매일, 책상 앞에서

사유는 눈빛으로 담기고 세월은 주름으로 새겨진다.
얼굴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이 얼굴로 드러나는 것이다.

-다산, 어른의 하루-



흔히 40대, 불혹의 나이가 되면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전에는 그냥 잘 살라는 얘기인가 보다 했는데 진짜 40대가 되고 나니 이제 그 뜻을 확실히 알겠다.

40대. 앞자리가 또 한 번 바뀐 것뿐인데 거울 속의 나는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서른이 되었을 때는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지금은 겉으로 드러나는 에 차이가 생겼다.


일단,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얼굴.

40대의 얼굴에는 살면서 지어온 표정들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나의 미간에, 눈가에, 입가에. 얼마나 많이 웃고 살았는지, 찌푸리고 살았는지.. 그 표정들이 겹겹이 쌓여 마흔이 넘은 지금 나의 얼굴이 되었다. 좋든 싫든 내가 책임져야 할 얼굴이다.


그리고 자세와 모습.

겨울마다 잘 입고 다니던 코트를 꺼내 입었다. 사이즈는 맞는데 어깨선이나 전체적인 어울림이 은근히 달라져 있다.

딱 떨어지지 않고 어딘가 둥글둥글하다. 그렇게 마뜩잖아 벗어 놓은 옷이 여러 벌이다. 이것은 아마도 그간 내가 얼마나 나의 몸에 관심을 가지고 살았느냐의 결과물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일주일에 한 번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간신히 출퇴근만 했던 내가 떠오른다. 근력 운동, 스트레칭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무시하고 편안한 것만 찾고 살았으니. 이 또한 할 말이 없다.




나의 40대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나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좋아한다.

조급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에서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있는 내가, 남들의 시선보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내가 마음에 든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함부로 세월을 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 먹고 마시고 행동하는 것들이 고스란히 내 안에 쌓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세월의 축적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결과물이다.



나이가 몇 살이든 늦지 않았다.

지금 내 얼굴에 웃음을 새기고 싶다면 웃으면 된다. 한 번으로 모자라면 두 번, 세 번 웃으면 되고 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어나 움직이면 된다.

어차피 나는 쌓여가고 있으니까.

좋은 것으로 그 위를 덮을 수 있으니까.


지체하지 말고 내게 이로운 것들을 택하자.

오늘은, 혹시라도 잘못 쌓이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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