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니 확실히 다르다.

am9:00 매일, 책상 앞에서

by 그레이스
사유는 눈빛으로 담기고 세월은 주름으로 새겨진다.
얼굴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이 얼굴로 드러나는 것이다.

-다산, 어른의 하루-



흔히 40대, 불혹의 나이가 되면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전에는 그냥 잘 살라는 얘기인가 보다 했는데 진짜 40대가 되고 나니 이제 그 뜻을 확실히 알겠다.

40대. 앞자리가 또 한 번 바뀐 것뿐인데 거울 속의 나는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서른이 되었을 때는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지금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차이가 생겼다.


일단,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얼굴.

40대의 얼굴에는 살면서 지어온 표정들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나의 미간에, 눈가에, 입가에. 얼마나 많이 웃고 살았는지, 찌푸리고 살았는지.. 그 표정들이 겹겹이 쌓여 마흔이 넘은 지금 나의 얼굴이 되었다. 좋든 싫든 내가 책임져야 할 얼굴이다.


그리고 자세와 모습.

겨울마다 잘 입고 다니던 코트를 꺼내 입었다. 사이즈는 맞는데 어깨선이나 전체적인 어울림이 은근히 달라져 있다.

딱 떨어지지 않고 어딘가 둥글둥글하다. 그렇게 마뜩잖아 벗어 놓은 옷이 여러 벌이다. 이것은 아마도 그간 내가 얼마나 나의 몸에 관심을 가지고 살았느냐의 결과물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일주일에 한 번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간신히 출퇴근만 했던 내가 떠오른다. 근력 운동, 스트레칭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무시하고 편안한 것만 찾고 살았으니. 이 또한 할 말이 없다.




나의 40대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나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좋아한다.

조급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에서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있는 내가, 남들의 시선보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내가 마음에 든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함부로 세월을 대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 먹고 마시고 행동하는 것들이 고스란히 내 안에 쌓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나'는 세월의 축적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결과물이다.



나이가 몇 살이든 늦지 않았다.

지금 내 얼굴에 웃음을 새기고 싶다면 웃으면 된다. 한 번으로 모자라면 두 번, 세 번 웃으면 되고 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일어나 움직이면 된다.

어차피 나는 쌓여가고 있으니까.

좋은 것으로 그 위를 덮을 수 있으니까.


지체하지 말고 내게 이로운 것들을 택하자.

오늘은, 혹시라도 잘못 쌓이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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