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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것과 머무는 것들

나를 더 알아주는 포근함

by 그레이스


언제였을까

겨울 바람이 비집고 들어와

내 안의 온기를 앗아간 날

그 바람은 조용히

내 마음까지 데려갔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오는 것은

그저 오게 두었고

가는 것은

가만히 두었다


이제는

작별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마음이 차오를 때

속이 텅 비어버릴 때

나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스치고 지남이

나를 지치게 했고

그 짧음이 삶에 스며들었다


반복되는 빛과 어둠에서

조용히 한 걸음 비켜서고 싶다


벅차오르는 설렘보다

잔잔한 고요가

나를 더 알아주는 포근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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