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찾아간

미술전의 기억

by 그레이스


2016년, 이중섭 100년의 신화,


그 뒤로 나는 전시회나 공연 같은 곳을 혼자 다니는 걸 더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유로워서인 줄 알았다.

보고 싶은 만큼 오래 보고, 머물고 싶은 자리에서 마음껏 머무를 수 있는 자유.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타인이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이 때로는 나를 괜히 주춤하게 만들고,

눈치 보게 하고,

결국엔 내가 느낄 수 있었을 감흥마저 반쯤 접어 두게 만드는 순간들이 있었다.


같이 간 이가 지루해하지 않을까,

언제쯤 다음 공간으로 옮겨야 할까,

혹시 내가 너무 오래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자꾸 마음을 스쳐가면

나는 어느새 내가 가장 느끼고 싶었던 것들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로,

조용히 전시장을 빠져나오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되도록이면 같이 가자는 말을 조심스레 꺼내게 된다.

그 사람이 정말 좋아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굳이 함께 가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타인이 조금 시큰둥하게 바라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주 못 견딜 만큼 서운하거나 아픈 건 아니다.

다만, 그 순간부터는

내 마음도 흥미가 조금은 접히게 된다는 걸

알고 있다.


혼자 다니면

조금 쓸쓸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어떤 편지는, 어떤 그림은,

본래 혼자서만 읽히고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걸 깨닫고 난 뒤로는

이제 조금은 담담해졌다.

내가 오래 머물러도,

내가 끝내 마음에 담고 나와도,

누구의 걸음걸이에 맞출 필요가 없는 시간.


그리고 그 자유 속에서만

내 마음 안쪽으로 또렷하게 스며드는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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