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함과 거리의 경계
1월 중순, 이른 아침 날씨가 참 춥다.
주말을 보내고 학교를 들렀다 나오는 길, 오랜만에 즐겨 찾던 햄버거를 한 입 물었다. 늘 운전하며 먹던 그 맛은 여전히 담백했고, 신호에 멈춰 잠깐 눈을 감는 순간은 피로한 하루 속 작은 안락이었다. 간식과 휴식이 동시에 주는 위안 속에서, 나는 자연스레 달리는 차 안에서 오래전 기억 속으로 스며들었다.
대학 시절, 나는 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남자와 여자는 과연 친구가 될 수 있는가. 심리학과 사회학 연구에 따르면, 남녀 간 우정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남녀 우정의 역설이라는 현상이 존재한다. 서로를 진심으로 신뢰하며 친밀함을 나누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성별 차이와 사회적 기대, 그리고 감정적 해석의 미묘한 차이 때문에 관계가 언제나 순수한 우정으로만 유지되기 어렵다는 현실. 남성은 친구 관계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로맨틱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있고, 여성은 정서적 친밀감을 우정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사친과 여사친이라는 관계는 오랜 시간 지속될 수 있으며, 서로의 삶에서 의미 있는 지지와 추억을 남기기도 한다.
나는 종종 지란지교를 꿈꾸며 우정을 쌓았다. 몇 번의 지란지교를 만나고,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지만,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서로를 잊지 못하는 흔적이 남았다. 해외에서 혹은 가까운 어딘가에서. 여자 친구들은 이렇게라도 연락이 쉽지만, 남자 친구들은 가정과 사회적 기대, 성별 간 오해 가능성 때문에 더 신중해지는 듯했다.
학창 시절 세 명의 남사친이 떠오른다. 그중 두 명은 나의 소개로 내 친구들과 사귀었고, 서로 다툼이 생기면 나에게 조언을 구하며 중간 다리 역할을 해주었다. 우리는 함께 웃고, 친목활동을 나누며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결국 누구도 이별을 피할 수 없었고, 나는 여전히 그 관계의 중간에 서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술기운에 솔직해진 고백이나, 누군가 부탁한 마음의 전언을 받아내는 일도 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친밀함과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웃으며 넘겼다. 결과적으로, 둘 다 남사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남사친들의 담백하고 꾸밈없는 솔직함을 좋아했다. 그러나 그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올 때, 남자로서의 관심이 겹치면서 거리는 미묘하게 생기곤 했다. 마치 고슴도치가 서로를 껴안고 싶지만 가시 때문에 조금씩 떨어져 있는 듯한, 살짝 아픈 친밀감. 남녀 우정의 역설 속에서, 이런 미묘한 거리와 아쉬움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여러 연구는 알려준다.
남녀 간 친구 관계, 그리고 사랑과 우정 사이의 경계. 그것은 신뢰와 친밀함 속에서도 성별 차이와 사회적 기대, 감정적 해석이 얽히며 관계를 미묘하게 만드는 인간관계의 본질이다. 나는 이 고슴도치 사랑을 통해 인간관계의 섬세함과 친밀감의 깊이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아쉬움 속에서도 웃으며 함께했던 순간들이 마음속에 남아있다.
삶이란, 때론 가까워지면 아픈 관계가 되어버리는 일이란 걸 알고 있는 어른의 심심한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