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L.A. 총각으로부터 배우자 이상형이라는 고백을 받고, 오늘 새벽 기도를 드리다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한참 눈물을 쏟고 나니 말할 수 없는 평온함이 찾아왔다. L.A. 총각에게 바로 알리고 싶었으나, 저녁 메신저 채팅할 때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퇴근하고 돌아온 L.A. 총각이 메신저에 떴다. 퇴근하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실없이 웃고 있다가 어머님이 들어오시면, L.A. 총각이
“잠깐, 엄마 들어오셨어…”
그러면, 메신저 창을 흔들어가며 웃고 떠들다가도 조용히… 독서 모드나 웹 셔핑 모드로 돌아가곤 했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저, 오늘 새벽 기도할 때 마음에 평안이 와서, 기도 응답인 줄 알고 인도하심에 따르려고 해요…”
그러자, L.A. 총각이 다짜고짜 묻는다.
“그럼, 우리 결혼 언제 할까?”
“꽃피는 봄, 3월 어떨까요?”
“으음, 사실, 내가 치아교정 중이거든? 내가 청년부 담당 목사님께 10년 동안 배우자 기도 응답을 못 받아서 어떻게 기도하면 되냐고 여쭤봤는데, 목사님께서 치아를 교정하라고 조언해 주셨어. 치아교정이 끝나는 6월에 결혼하자!”
“치아 교정과 결혼은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요?”
“결혼사진 찍으려면 지금 하고 있는 교정을 잠깐 풀었다가 다시 끼워야 하는데, 그럼 돈이 엄청 들어가.”
“아, 그렇구나…”
이미 콩깍지가 쓰인 나는 L.A. 총각이 하는 모든 말은 마치 경제학과 출신 은행원의 남다른 경제 의식과 투철한 절약 의식이 담겨 있는 듯했다.
“그럼, 치아 교정 푸는 다음 날 결혼할까요?”
그리하여, 교정을 푸는 다음 날 한국으로 들어가서 약혼을 하고, 8월 L.A. 에서 결혼을 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그럼, 우리 호칭은 어떻게 할까요? 오빠 어때요? 자기라고 부르면 너무 식상할까요?”
내가 수줍게 물었다.
“여보는 어때요? 우리 오랜 세월 사랑에 굶주렸으니 아예 여보라고 할까요?”
참신하나 아주 많이 앞서가는 발칙한 나의 제안에 L.A. 총각은 격하게 동의했다.
그리하여, 결혼 전부터, 아니 오프라인으로 대면하기 전부터 우린 이미 “여보야~!”였다.
추신: 2006년 9월 22일에 싸이월드 일촌명을 서로 업데이트하고 좋아서 쓴 두 줄 일기장 캡처한 것을 함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