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야, 다시 돋아라

by 서재진


2005년 3월 18일 여의도에서 일할 때, 함께 일하던 박주영 선생님과 점심시간마다 영어공부를 했었다. 그날 찍은 봄처녀 열공모드 설정샷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었는데,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주 시간을 정해 공부 했다. 수준 높은 단어가 있는 영문장을 해석하고 영어로 토론했다. 어색하고 부족한 대화를 누가 들을까 봐 개미소리로 웃어가며 여의도 콩다방 Coffe Bean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내 영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누구는 영어가 가장 쉬웠다 말하고, 하루에 500개씩 단어를 외웠더니, 한 달 만에 영어가 눈에 들어왔다는 말 하는데, 나는 글쎄다.


돌아보니,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향상된다고 느껴본 경우는 거의 없었다.


늘 부족하고, 발음이 이상한 나 자신을 탓하며 입술을 지그시 깨문다.


봄이다.


추운 겨울 웅크리고 지내다가, 봄기운을 받아 날개를 펼치고 싶은 요즘, 영어 좀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추신: 20여 년을 영어권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평생의 목표이자 숙제인 영어공부에 관한 글을 잠시 쉬어가면서 2017년 2월 28일에 쓴 글을 공유합니다. 생각을 모아 다음 주 수요일 해학과 기지가 넘치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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