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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최 Aug 24. 2018

[서평] 삶의 힘이 자라는 학교

"살아있는 학교 어떻게 만들까(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를 읽고

"각각의 아이들을 위해 개별 맞춤형 학습계획을 세우는 학교, 개성을 억누르지 않고 키워주는 학교, 다수에게 맞는 방식의 검증된 유효성에 기대기 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 학교, 위험을 무릅쓸 줄 알고 자신이 만든 규칙과 정책에도 예외가 있다는 것을 과감히 인정하는 학교가 좋은 학교다... 좋은 학교의 본질은 외부구조가 아니라 구조를 만드는 사람들 속에,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의 일방적 소통 속에 있다." (pp.33)


"학교를 세우기 전에 ... 새로운 학교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학교의 규모와 모양은?  권한은 누구에게 주고, 의사결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학생의 발전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운영 자금은 어디서 구할 것인가?" (pp.85)


"학교가 학생들에게 자기 교육을 설계하고 주도할 자유나 전반적인 학교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얼마만큼 주느냐에 따라 그 학교의 전체 구조나 성격은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pp.89)


"전통적인 학교모델에 대한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권한과 책임을 학생들과 함께 나눠 가져야 한다.  좋은 학교는 아이들이 자신의 학습조건 조성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동시에 교사와 학부모들에게도 같은 권리를 부여하며, 이들을 협동 작업의 파트너로 대한다."(pp.93)


"학교 분위기는 지도자한테 달려 있어요. 지도자는 결정권자가 아니라 학교의 영혼을 지키는 청지기예요. 지도자가 단지 행정가의 역할만을 하면, 학교는 살아있는 공동체가 아닌 또 하나의 기관에 불과하죠."(pp.177)


"교장이 섬겨야 할 대상은 다름아닌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장으로서 학교의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하는 일에 헌신하고 봉사해야 합니다."(pp.206)


"150명의 학생들을 위한 150가지 교과과정을 만들어 냈죠. 이상적인 모델이긴 했지만 교사들이 죽어났어요. 그러다 아이들을 더 잘 알게 되면서 아이들의 공통점을 파악해 기본 교과과정을 만들었어요." (pp.234)


"선한 독재자 역할.... 최종 결정권이 나한테 있었죠... 학생, 교사, 인턴, 학부모가 직접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을 때만 결정권을 행사했어요. 그런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들에게 모두 맡겼죠."(pp.255)



  479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읽으면서 정말로 궁금했다. 어떤 학교가 아이들과 교사를 다니고 싶게 만들까?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해 지나가면서 많은 학교가 휴교, 휴업을 결정했다. 하루 학교를 안 가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학생과 교사들의 소식을 들으며 더 궁금해졌다. 왜 우리 아이들은, 그리고 우리교사들에게 학교는 안가면 기쁜 곳이 되었을까?

  이 책에는 15개의 살아있는 학교 사례를 들고 있다.  미국의 사례라 한국의 문화와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좋은학교의 특징에 대해 시사하는 바는 많았다.  좋은 학교란

1. 학생의 개별 맞춤형 교육을 하는 학교

2.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 학교

3. 예외를 인정하고 공식적인 틀을 깰 수 있는 학교

4.  학교의 철학을 교육공동체(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정립하는 학교

5.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운영과 교육과정 설계의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학교

6. 교장이 결정권자로서 행정가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보다는 학교에 대해 섬김의 리더십을 보이는 학교

7. 가장 중요한 순간에 교장은 선한 독재자로서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결정권과 책임을 행사하는 학교

8. 교사들이 자발적인 연구모임을 조직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자발성과 책임을 가지고 운영에 참여하는 학교


저자는 이런 학교야 말로 살아있는 학교이고 학생, 교사가 다니고 싶은 학교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학교에서 학생들은 삶의 힘이 자라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삶의 힘이 자라는 교육은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 삶과 연관된 교육활동을 통해 이루어 진다. 학생들은 수업내용 뿐만 아니라 교육공간도 스스로 설계하고 만들어가며 협력을 통해 배움이 확장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놀라웠던 것은 이책에 나온 학교들 사례가 최근의 사례만은 아니라는 것이고 인생을 건 여러 학교 설립자의 노력들을 통해 교육이 달라지고 학생들을 훌륭한 시민으로 길러냈다는 것이다. 교사가 왜 교육활동을 하며 배움에 열정을 가져아 하는지에 대한 답을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 고증해 보여줌으로써 오늘날의 교사들에게 어떻게 교육활동을 바꾸어야 할지 시사하고 있다. 좋은 학교를 찾아다닐 것이라 스스로 좋은 학교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미도 되는데 교육혁신의 시대에 역사적 사례에 근거한 이러한 구체적인 메시지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삶의 힘이 자라는 교육을 고민하는 교사에게 관리자에게 따라갈 만한 좋은 모델이다. 그리고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시민교육을 교육과정에서, 수업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온 나에게는 좋은 위로와 격려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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