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내가 읽어봐도 정말 못봐주겠다 싶어 브런치를 저만치 구석진 자리로 밀어놓았다.
하지만 브런치에서 드문드문 올라오는 알람!
[작가님의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일상에서 느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써보는 브런치타임을 가져보세요]
이틀 전 이 문장이 나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그 때 심연에서부터 올라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잘 쓰든 못 쓰든 간에 뭐라도 끄적거려야 봐 줄만 해지지 않겠어?‘
꿀밤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동안
‘지금 내 상황이 차분히 앉아서 글을 쓸 상황이 아니야’
‘글을 쓸 시간이라도 줘야 글을 쓰지’
라며 투덜거렸다.
내 딴엔 꽤 구실있는 항변이었지만
곧바로 나는 이것이 얼마나 구차한 변명이었는지 알아차렸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글을 써야겠다는 간절함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의자를 고쳐앉고 다시 브런치를 열었다.
변명할 시간에 입 닫고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