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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물 Jul 27. 2024

아프리카에서 첫 한 달 살기라니!

몇 해 전부터 한 달 살기 열풍이 불었다. 나는 여행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늘 짧게만 다녀오곤 했기에 한 달씩  낯선 곳에서 사는 것이 내게는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내가 사랑하는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프리카라니!

제주에서 하고 싶었는데 지구 반대편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프리카가 내 안으로 이렇게 느닷없이 불쑥 들어올 줄 몰랐다. 물리적인 거리나 심리적으로도 아프리카는 참 먼 곳이었기에 사춘기에 들어선 아들을 데리고 한 달씩이나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아프리카가 이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었나?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여행이라 준비할 것이 많았다. 병원을 돌며 아이가 아플 때 복용해야 할 상비약을 챙기고 치과치료도 미리 받았다.


맨 처음 입국할 나라는 케냐다. 케냐는 사전에 전자비자와 황열병예방접종증명서가 있어야 입국을 허가한다. 전자비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출국전날에서야 비자를 미리 받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첫 입국하는 나라를 케냐에서 에스와티니로 급하게 바꾸는 해프닝이 있었다. 여기서 잠깐 눈물 좀 훔치고ㅜㅜ


황열병은 모기에 의한 바이러스감염 출혈열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병이다. 황열병 예방접종은 최소 출국 2주 전에는 접종을 받아야 예방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황열병예방접종은 주로 감염내과가 있는 대학병원에 가야 맞을 수 있는데 때마침 전국적으로 황열병예방접종약이 품귀현상을 빚었다. 대학병원 여러 군데에 전화를 돌렸고 감사하게도 아이는 한양대구리병원에서, 나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전자수입인지를 붙인 황열병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받았다. 한번 접종받으면 평생 면역이 유지되는 점은 참 좋았다.


우리가 가는 2월이 아프리카는 여름이었다. 나는 주로 여름옷을 챙겼는데 긴팔 후드티가 없었으면 얼어 죽을 뻔했다. 누가 아프리카는 더운 나라라고 했니? 나라별로 달랐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다 못해 쌀쌀하기까지 했다.

김치와 참치캔 그리고 김까지 야무지게 짐을 꾸려 나는 용감하게 아이와 아프리카대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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