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숲풀 Apr 27. 2022

무기력이라기엔 애매한

어쩌면 그래서 위안이 될지도 모르기에 적어보는 글

오늘 총 세 편의 글을 모두 쓰다 말았다.

그렇게 쓰다 만, 내 서랍에 머무르고 있는 글은 18편이다.


'깨달음'.

요즘 나는 일상에서 깨닫는 인생의 의미가 참 많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쓰는 게 즐거웠다.




그동안의 무기력이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하루나 그저 웹툰만 보고 싶은 이틀과 같은,

능동 에너지 0이나 1쯤에 머무르게 하는 다소 짧은 무기력이었다면,

오늘로 11일 차인 이 무기력은 능동 에너지 20쯤에 길게도 간다.


친구를 만나러 갈 힘도 있고, 새 미래에 대한 회의를 할 힘도 있다.

도움을 요청하는 친구에게 조언과 응원을 해 줄 힘도 있다.


하지만 내 비전을 위해 '제대로' 준비할, 불과 12일 전까지의 그 힘이 이상하게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무기력에 대해 깨달은 바를 쓰려고 준비하다가 또 서랍에 넣고 말았다.


그런데, 그래서 오늘은 글을 쓴다.

우울할 때의 나는 깨달음을 주는 글도 소중하지만

그냥 있는 그대로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글을 보고 공감하며 위로받은 적도 많았다.

그런데 어느새 그런 나를 잊고 있었다.

깨달음을 얻자 못했거나 글로 정리되지 않는 글은 무가치한 줄 알았나 보다.


그래서, 그래서 오늘은 글을 쓴다.

그냥 이런 나를 보여주면 누군가는 또 위안을 받을지도 모르니까.

그런 사람들의 힘이 모여 내게 돌아오면

서랍의 글을 다시 꺼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의 무기력을 거부하지 않고 온전히 온몸으로 받아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