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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때에 맞춰서

AI시대를 향하는 아들 셋 워킹맘의 조바심

by Grace Hanne Lee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늘 그것이 초조하고 미래에 내가 바둥거리고 싶지 않아서 지금 바둥거리며 고민한다.

나의 이러한 초조함은 그래서 후회가 없는가. 지금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중년을, 노년을 향할수록 나의 신체 능력과 정신의 능력이 하향된다. 정서의 깊이와 영혼의 중심은 굳어져 가지만 이러한 초조함의 동력이 될 것 들은 점점 그 능력치를 소멸해 간다.


한 대리 친구가 팀 내에서 이뤄지는 업무에서 발견한 개선점을 같은 일을 하는 과장에게 이야기했다. 그 과장은 그건 팀장이 할 일이라고 하고 그 개선점을 무시했다. 그래서 대리는 그 사실을 팀장에게 이야기했고 팀장은 좋은 생각이라며 대리에게 그 일을 수행하도록 시켰다. 대리는 업무의 주가 과장이기 때문에 중간에 나서기가 꺼려진다고 했고 팀장은 그 업무를 과장에게 다시 지시했다. 과장은 그 일을 수행했고 결과적으로 나은 성과를 이뤄냈다.


이 이야기가 지금의 눈엔 다르게 보인다. 입체적이여 진다. 이전엔 대리의 영특함과 부지런함, 과장의 업무에 대한 게으름 정도 보였다가 그 후엔 어쩌면 대리가 팀장에게 인정받았다기 보단 팀장은 그저 대리의 영특함을 이용해서 자신의 팀 이익을 달성했다는 생각 정도 들었다가 이젠 이 이야기의 모든 관계자들이 각자 자기에 위치와 이 타이밍에 맞는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리는 대리의 위치에서 그러한 제안을 하면 반짝이는 칭찬을 받고 업무의 확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리가 대리 위치에서 그러한 행동을 한 것은 업무적으로나 개인의 성취감적으로나 도움이 된다. 팀장은 팀장의 위치에서 팀원의 갈등을 없앨 수는 없으나 가장 최소한의 피해 방식 안에서 자신의 KPI = 팀의 발전에 대한 업무를 수행했다. 심지어 자신이 찾아낸 노력이 아니라 타인의 능력을 빌어서. 밑지지 않는 선택이다. 과장, 그 과장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보면, 이런 업무를 했다고 큰 하이라이트를 받지는 못한다. 팀에 기여할 수는 있으나 자신의 방향성 = 가늘고 길게 근무하고 자신의 가정을 꾸려가는데 도움이 될 것들을 우선하여 선택하는 것, 의 우선순위에 밀리는 일이기 때문에 관심도가 낮다. 그 과장도 자신의 평화를 위해 업무에 있어서 소극적인 자세를 선택했다. 이 관계도에서 모두가 자신의 역할이 있었고 그로 인해 대리가 성취감을 얻는 좋은 결말이 났다.


AI가 달려오다 못해 모든 공기의 저항을 뚫고 달려 날아드는 이 시대를 사는 지금. 나에게 맞는 타이밍이라 나는 미래를 향해 조급해서 바둥거리며 방향을 찾는다. 그러다 나도 어느 순간에 이르면 조금은 느긋하고 다른 선택들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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