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과 디지털의 관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한다. IT업계에서 마케터로 일하는 나와 공돌이 남편 모두 디지털에 익숙하고 심지어 신기술에 빠른 편이지만, 아이의 근간이 되는 정서에 디지털을 노출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우리의 바람과 관계없이, 세상은 이미 디지털이 근간이 된 것처럼 돌아간다.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언어를 통해서도 형언조차 할 수 없다 할 정도로 벅찬 자연의 감동과 섭리는 01010101 암호 속에 억지로 구겨 넣어진다. 하지만 그 편리성이나 무한한 것 같은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세계 안 가 본 곳 없는 친정엄마도 이젠 큰 화면으로 세계 태마 기행을 보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여행하는 것 같다신다. 디지털은 이렇게 우리 삶에 근간을 침범하고, 정서를 잠식한다.
워킹맘에게 디지털은 뗄레야 뗄 수 없다. 사실 워킹맘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엄마들은 이미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육아를 한다. 국민 육아템 대부분은 전자기 기고, 엘리베이터에만 가도 디지털 광고가 돌고 있으니, 아이에게 디지털을 차단하기란 쉽지가 않다. 또 주중에 대부분의 식사를 어린이집과 외부의 손길에 맡겨야 하는 워킹맘들의 꽤 많은 숫자가 아이 밥 먹이기가 너무 고돼서 집에 굴러다니는 태블릿에 rugged 케이스를 끼우기 시작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복직 전엔 밥도 정말 잘 먹던 아이 었는데, 여러 사람 손을 타고, 간과 맛이 여럿인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어느새 선호하는 방식과 (돌아다니면서 밥 먹기) 입맛 (단것) 등이 생겨버린 것이다. 내 방식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식탁의자에 앉아 간을 안한 음식을 먹는 것) 컨텐츠 조미료가 필요하다. 이리저리 찾아보아 아이 정서에 제일 덜 자극적이고 그나마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찾아 보여준다. 하지만 어딘가 디지털에 져버린 느낌이라 괜히 찜찜하긴 하다. 화면 뒤에 세상을 보여주고 싶고, 그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마음의 중심을 알려주고 싶은데- 절대적인 시간의 한계와 지속적이지 못한 교육/양육 환경 속에 나도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