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박수근미술관 작업실 '땅굴', '산맥' 배접
2016년 5월 4-7일.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43-46일 차.
선 하나로 이루는 완벽한 그림. 난 이러한 영웅적 그림을 원하지 않는다. 필력을 기르고자 하고, 보다 힘차면서 섬세한 선을 운용하고자 함은 참으로 갈망하는 바이다. 그러나 그 궁극에 이르는 과정 중에 있는 모든 부족하고 어설픈 선들도 소중하다.
이들이 모여 이루는 큰 그림의 힘. 이것은 솔직하며, 부족하기에 겸손하며, 그럼에도 함께 있기에 파훼하기 힘든 견고함을 지닌다. 이 사회의 모습. 내가 바라는 모습.
영웅적 능력이 없어도 일상의 성실함과 정직함, 최선의 노력이 모여 함께 도와 이루는 큰 그림.
난 이 방법을 그림에 적용하고자 한다. 주께서 내게 이를 시각화할 힘을 주시기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루는 세상
황재형 작가님은 내게 필력의 매력을 보여주는 진자장이라는 중국 화가를 찾아보라 권유하였으나 내 궁극의 목표는 한 획이 완성하는 그림이 아니다. 주님, 부족하고 어설프나 솔직하고 진지한 모든 선들이 하나 되어 이루는 그림의 힘을 갖추게 하소서. 숱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루는 이 세상을 그려내게 하소서. 아름답고 소중하게.
_2016/05/06-07 작업노트: 선
어제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에 오신 양구 군수님, 유홍준 선생님, 가나아트 회장님, 윤범모 평론가님, 수상자 황재형 작가님 등 미술계의 굵직한 인사들을 만나고 오랜 시간 그들의 대화에 함께하였다. 각자의 식견과 그 위치에 가기까지 닦은 능력들을 보고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또한 나의 자리를 가늠해 볼 좋은 기회였는데 주님, 날 이렇게 안전하게 튼튼하게 키우셨음을 감사드립니다.
나는 주의 처소, 주께서 직접 세우신 성소에 심기워 자랄 것입니다. 사람의 도움, 정치, 경제, 학문의 배경을 입지 않고 주의 손으로 직접 자랄 것입니다. 주의 기업의 산에 날 심으소서. 나는 내 유일한 도움, 주를 자랑할 것입니다.
_2016/05/07 아침묵상(출 15:17) 중에: 주의 기업의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