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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un 06. 2018

방콕에서 만난 태국 음식들

방콕 카오산 / Bangkok Khao San


"'눈으로 보는 베트남 음식들'

 시리즈를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셔서

얼떨떨한 며칠을 보냈습니다. :)

재미나게 읽어 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


마침 풀어 놓지 않았던 태국 여행과 음식이 생각나서 잠시나마 세계최강 태국음식들로 마음에 바람이 살짝 넘실대는 간접 여행의 시간으로 즐거우셨으면 하는 마음에 태국 음식들을 조금 모아 보았습니다.

사실, 저도 다시금 태국 여행과 음식들을 맛있게 곱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요.ㅎㅎ

그럼 늘 맛있고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랄께요!"




일 끝. 여행. 시엠립. 방콕 한 달 살기


때는 작년 8월.

갤러리 일을 끝내고,

오랫동안 묵혀 온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았다.

목적지는 캄보디아 시엠립을 거쳐서, 방콕!


모든 것이 가능하고, 언제나 집같이 포근하며, 여전히 탐험할 수 있는 적당한 이국적임이 있는 그 곳, 방콕.

일을 하며 늘 '방콕에서 한 달 살아 보고 싶다.'라며 얘기했는데, 늘 말하면 현실이 되듯 계획된 것은 아니었으나 어느새 그렇게 되어 버렸다.


이번엔 처음으로 카오산 람부뜨리 쪽을 벗어나,

통러, 사톤 지역에 나눠서 지내 보자 싶었다.

늘 후질근했던 배낭여행자의 6년의 한을

이렇게라도 조금이나마 풀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ㅎ


시엠립에서 방콕으로 넘어오자마자 바로 달려간 첫 장소는 당연히 나의 마음의 고향! 카오산!


아! 이 풍경이 참 보고 싶었다.

2년 반 전에 마음에 들었던 똑같은 숙소, 똑같은 방에 오랜만에 배낭을 풀었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여행자 거리 카오산일 테지만,

내겐 나의 배낭 여행의 모든 설레임이 묻어 있어

여전히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곳이다.


여전히 나를 어딘가로 데려 갈 것 같은

중간 기착지같은 설레임을 지닌 그 곳!

나는 이 곳에서 인도를, 버마를, 캄보디아를, 중국을, 그리고 때로는 유럽을 갔었다.

많이 변했다지만, 내겐 여전히 내 마음을 모두 주었던 2011년의 그 카오산!

태국에 오자 마자 늘 가장 먼저 달려 가는 국수집!

나를 알아 보시지만 적당히 무심하고 적당히 관심을 보여 주는 이 곳 주인 언니들도 난 괜스레 좋다.


쌀국수 꽤 먹어 봤지만,

카오산에서 내 입맛의 종착지는 이 곳!

이건 사실 쌀국수가 아니라 에그누들.

에그누들 자체의 담백하지만 쫄깃하고, 입에 적당히 감기면서 머무는 그 텍스쳐를 나는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국수 면은 자고로 얇아야 더 먹는 맛이 좋다는 쪽이다, 나는.

나는 이 집에서 드라이 에그누들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이 집 특유의 반건조된 돼지고기 맛이 내겐 딱이다.

그 어떤 재료와도 바꾸고 싶지 않은

진정한 나의 최애 메뉴. :)

태국 음식을 완성하는 소스들.

각 집마다 약간 맛이 다르기에,

소스는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이렇게 취향껏 비빔 누들을 만들 준비 끝! :)

나는 매콤 시큼하게, 고추가루 한가득, 쥐똥고추도 한웅큼!

적당히 건조하면서 적당히 촉촉한 에그누들이 내 입안으로 호로록 들어오는 그 순간이 내겐 방콕에 돌아 왔음을 실감하는 때이다.

얼마나 맛있는지는 쉽게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저 나는 태국을 떠올릴 때 이 음식을 가장 먼저 떠올릴 뿐! :)


식사 다음은 당연히 티 타임!

내 다음 장소는 단연 여기다!

내가 늘 타이티를 테이크아웃하는 곳.

이 루틴은 태국에 도착한 나의 일종의 리츄얼 혹은 의례와도 같은 것이다.ㅎㅎ

겸사겸사 할아버지가 건강하신지 확인할 겸

나의 발길은 항상 이 곳으로 향한다.

그래서 늘 안심하고 감사한 곳!

어차피 연유의 맛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타이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음료다.

그리고 할아버지 타이티는 내게 세상 제일 맛있다. 할아버지의 그 묵묵한 부드러움과 함께. :)

참 그리웠던 이 풍경.

카오산 지역 뒷편의 파수먼 요새와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짜오프라야 강.

무심히, 하지만 이 곳 방콕 사람들과 함께 섞여 흐르는 짜오프라야 강을 나는 유난히 사랑한다.

시간의 쌓임이 오롯이 느껴지는 풍경.

한낮의 시간에 밖에만 있기엔 너무 덥고 습해

근처 까페로 들어갔다.

몇 년 동안 항상 지나다니기만 했던 이 곳에

처음으로 들어가 보았다.

의외의 빈티지한 장식들과 일본인인 듯한 주인의 무심한 세심함이 너무나 포근하다.

커피도 그만큼 진하고 너무나 맛있었던 곳.

밤의 방콕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다.

서양에서 그렸을 동양의 아름다움이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집집마다 다른 팟타이를 먹어 보는 것은 방콕에서의 즐거운 경험!


내게 방콕 첫 날 저녁 메뉴는 무조건 팟타이다!!! :)

이건 예외도 없고 타협도 없다!!!ㅎㅎ

팟타이가 맛이 없을 수가 있을까!

아, 내가 집에서 직접 해먹은 게 유일한가.ㅎㅎ


노상 식당의 팟타이 한 접시와 창 맥주는

단연 우주 최강의 조합이다! :)

세상 제일 행복한 순간.

우선 달달 고소 짭짤한 향부터 군침을 돌게 한다!

사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팟타이 노상 식당은

람부뜨리 로드에 있는 아저씨가 말 한마디 없이

쉼없이 팟타이를 만드시던 곳이다.

이번에도 저녁이 되었을 때 한걸음에 달려 갔지만,

이번엔 그 자리에 나오실 기미가 영 없다.

대신 다른 젊은 청년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흠... 이렇게 슬플 수가.

지난 몇 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팟타이가 사라졌다.

팟타이가 맛없기도 힘들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아저씨의 팟타이가 세상 가장 맛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아주 많이 그리운 나의 팟타이!!


태국에서 저녁 식사로 그 날 하루를 끝내는 것은

거의 반칙! :)

바삭한 치킨을 먹고 싶어 길에서 주문하니,

아줌마는 이렇게 각종 재료 소스와 버무려서

샐러드처럼 만들어 주셨다.

눈으로만 봐도 맥주와 최강의 조합!


내가 가장 사랑하는 맥주인 비어라오를 발견하고는반가운 마음에 숙소로 데려와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


보통의 아시아 맥주들은 크래프트 비어처럼 다른 음식들을 곁들이지 않고 단독으로 끝까지 그 맛을 음미하며 먹기엔 심심한 맥주들이 꽤 많다.

특히 더운 지역의 동남아 라거 맥주들이 그런 듯.

그런데 비어라오는 그냥 먹어도 좋고, 다른 음식과 함께 해도 좋은 내겐 최고의 맥주!! :)

이 후덥지근한 방콕의 날씨에 너무나 행복한

얼얼한 첫 모금은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맛! :)


또다른 아침, 숙소 앞으로 난 사잇길을 따라

새로운 국수 집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북적거리는 카오산 지역에서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온 듯한 평온함과 고요함이 느껴지는 곳.


오늘은 조금 더 깔끔한 국물이 먹고 싶어,

어묵국수라고 알려진 쌀국수를 먹으러 왔다.

이것이 태국 여행의 묘미이자 즐거움!! :)

수많은 음식들을 앞에 두고,

나의 컨디션과 입맛에 따라

매번 다른 메뉴들을 선택해서 맛볼 수 있다는 것.

너무나 행복한 순간! :)


깔끔하고 담백하지만 시원한 육수 맛이 참 좋다.

아침 해장으로 딱 좋을 그런 시원함.

태국의 어묵은 탱글탱글 쫄깃쫄깃 정말 맛있다.

따로 한 접시를 시켜 먹어도 정말 맛있는 그런 맛.


처음엔 이 적은 양이 못내 많이 아쉬웠는데,

조금 있다 다른 국수 한 그릇을 먹으면 되니

이것마저 행복한 일이다, 태국에서는.ㅎㅎ

뭔가 60프로 아쉬웠던 배를 위해 잠시 쉰 후,

다시 식사! ㅎ

카오산 지역에서 쫀득국수로 유명한 곳.

쫀득국수, 끈적국수, 쿤댕, 쿤댕 꾸어이짭 유안.

모두 다 이 집을 가리키는 말. :)

사실 방콕 전역에서도 특이한 스타일의 맛집으로 유명한 곳 중 하나라 들어 왔다.

대부분 현지인이지만 여행자들도 간간히 섞여 자연스럽게 북적대는 이 집의 분위기를 나는 꽤 좋아한다.

한때는 이 국수에 꽂혀서 방콕하면 이 국수가 가장 먼저 떠오르던 때도 있던 나의 추억의 국수이기도!


아주 끈적한 식감의 면에 진하고 시원한 육수가 어우러져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맛이 나는 국수.

여전히 꼭 한 번은 먹어 줘야 아쉽지 않은 나의 국수집이다.


그밖에 오며 가며 먹었던 국수들. :)

 

프라이드 완탕
돼지고기 완탕 에그누들 숩.
내가 가장 아끼는 국수집에서 게살 에그누들. 하지만 난 당연히 돼지고기가 최고라고 생각! :)
바로 이거! :) 그날 입맛에 따라 다르지만, 그래도 또 국물국수보다는 드라이 누들이 더 맛난 듯!ㅎㅎ
카오산 람부뜨리 노상식당의 매콤한 빠낭 커리. 생각보다 훨씬 매콤해서 좋다.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뭐라 말하기 힘든 메뉴. :)

자몽 샐러드인 듯!

자몽 알을 하나하나 뜯어 이런 건강하고 오묘하고

다이어트에 최고일 것 같은 요리를

왜 시켰는지 도무지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것도 창과 함께 먹을 요리로??!!

뭔가 분위기와 조명에 잠시 넋을 놓았던 듯하다.ㅎㅎ


이렇게 태국 요리는 내게 아직까지도

완전히 새로운 면을 보여 준다.ㅎㅎ

어찌 이 곳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

그렇기에 태국은 언제나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시엠립의 첫 아침 식사.

한국에서는 한식을 그렇게 잘 먹으면서,

꼭 밖에 나가면 그렇게 브런치스러운 서양식을

아침에 찾아댄다.ㅎㅎ

사실 이유가 있긴 있다.

발리 우붓이나 태국 치앙마이처럼 서양 여행자들이나 요기들이 많이 찾는 곳에는 아무래도 그들이 선호하는 건강한 채식 요리가 발달할 수밖에 없고 꽤 수준급일 수밖에 없기에 왠만하면 이럴 때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먹어 보려고 하는 편.


아보카도 + 바질 + 토마토 + 치즈는 뭐.

완전한 클래식의 맛!


시엠립에서 감탄하며 먹었던 생선 요리집!

에어비앤비 숙소 근처의 골목에 있던 집.

저녁만 되면 한 블럭이 넘는 이 식당에 불이 켜지고 현지인들이 가득하게 들어 앉는데, 과연 어느 정도길래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던 곳이었다.

사실 CRAB이라고 쓰여 있는 게요리 전문점이지만

생선 요리와 해물요리도 하는 곳.


너무 궁금해서 몇 번을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저녁 초반의 시간에 살짝 들어가 보았다.

저 앞 쪽에서 굽고 계신 것을 보며 이것 저것 물어 보다가 혼자 먹을 수 있는 생선 구이를 주문!



우리 나라 꽁치와 같은 생선인 듯했다.

그런데 너무 놀라운 건!!!!!!!

저 양념!!!

색만 살짝 빨간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조차 사랑해 마지 않을 단 맛 하나 없는 초칼칼하고 매콤한 양념이었다.

정말 기대하지도 않았던 매운 음식을 먹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던지.

또 맛은 얼마나 맛있는지!!!

정말 한입 한입 아껴가며 먹었던 정말 맛깔스러운 음식이었다!!

정말 이번 여행 중 손에 꼽게 맛있게 먹은 음식!

결국 이렇게 다 먹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한 마리는 더 먹을 수 있었을 듯.ㅎㅎ

당시엔 어쩔 수 없었지만, 정말 소주를 부르는 그런 맛이다.ㅎㅎ

내 친구들 눈 앞에 불러 두고 함께 감탄하며

늘쩍지근 도란도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런 요리였다. :)




@gracejieun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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