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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un 10. 2018

방콕에서 만난 태국 음식들 2

사톤 외 / Sathon, etc.

방콕에 도착한 첫째 날은

아리(Ari) 역 근처에서 묵었다.

60L 배낭을 메고 지하철 역을 찾다가,

사람들이 유독 많이 앉아 있는 가게가 있기에

메뉴도 보지 않고 여긴 들어가 봐야 된다 싶었다.


배낭을 앞뒤로 메고 외국인 여행자가 들어 서니,

모두들 쳐다 본다.ㅎㅎ

들어 와서 테이블과 메뉴판을 보니,

돼지고기 덮밥이 메인 메뉴인 듯!

사람들이 많이 시키고 또 메뉴에 사진이 딱 있는

바로  그 메뉴를 주문했다.

카오 무 크럽 무 댕.


태국의 족발덮밥인 카오카무를 정말 사랑하는 일인으로, 이건 또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얼마나 맛있기에 유독 이곳만 사람들이 많은 건지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정말 궁금 궁금.

우와!!

한 잎 떠서 넣는데, 사실 혼자서 정말 감탄했다!

이 집의 매력은 바로 소스인 듯!

저 간장처럼 보이는 소스!

진하면서 단맛이 있는 간장에 고추를 바싹 태우듯이 만들어서 넣었는데 저 소스를 뿌려서 같이 비벼 먹으니,

앞의 맛을 훨씬 능가하는 맛이다.

그냥 입 안에 감칠맛이 가득하다.

(MSG 빼고서라도. :))

맛의 완성이랄까!

특히 태운 고추는 입 안에서 바사삭 바사삭

부서지는데, 식감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돼지고기 삶은 것과 튀긴 것, 소세지 등 여러 부위를 모듬으로 얹어서 주는 음식으로,

여러 재료가 어우러진 맛과 식감까지 기가 막히다.

태국 사람들은 먹는 재미를 아는 천재인 듯하다

정말. :)


아무래도 지하철역 근처에는 식당들이 많이 모여 있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을 들어가 보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며 사실 실패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의외의 맛집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는 나만의 방법!! :)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지역은 사판탁신 역이 있는 사톤 지역이었다.

쟁쟁한 특급 호텔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교통이 편리한 중심지라는 것!

페리를 타고 올드타운으로도, 지하철이나 버스로 룸피니, 시암 등으로 가기에도 생각보다 편한 위치.


이런 오래된 지역엔,

사람들이 왕래하고 혼재하는 이런 곳엔

언제나 그 시간을 함께 해 온 노포가 있게 마련이다.

그 혼잡한 대로변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100년 된 오리 전문점!

오리고기를 너무 좋아하기도 하지만,

방콕에서 제대로 먹을 수 없어서 아쉬워 했던 차에 이 곳을 찾은 것이 얼마나 반가웠던지.ㅎ

숙소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너무나 반갑고 든든한 곳이었다!

카오 나 펫.

저 윤기 흐르는 바삭한 껍질과 쫄깃야들한 속살,

촉촉하게 어우러진 소스까지 진심 입맛을 얼마나 다셨는지 모른다.ㅎㅎ

한 입 뜨니 그저 행복했다.ㅎㅎㅎ

방콕에서는 그냥 늘 음식으로 행복하다! :)


너무나 북적이는 곳이라, 갈 때마다 큰 테이블에서 가족들과 합석하거나

모르는 사람을 바로 마주하고 먹게 되었는데 또 그것이 이런 곳에서 먹는 재미! :)

나이 든 아빠가 어린 아이를 예쁘게 챙기며 먹는 모습도 보고, 동네 어르신들이 곳곳에 앉아서 맛있게 드시는 것도 보고.

한 번은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완탕과 함께 드라이 에그누들을 주문했다.

뭐 말해 무엇할까.ㅎㅎ

다시 생각해 보지만, 저 태운 고추는 신의 한 수!

이번에 방콕에서 가장 좋아한 지역! :)

오후 4시쯤 되면 수상버스를 타고

라지니 피어에서 내린다.

그러면 초중고등학교가 다 모여 있는 지역에서

아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모른다. :)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은

주로 아빠들이 픽업하러 오는데,

그 모습을 보면 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

난 방콕에서 가장 귀여운 장면도 여기서,

가장 예쁜 장면도 여기서 만났다.


정말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여주인공 아이의 미니미 버전인 아이가 아이스크림 아저씨 수레에 올라서서 아저씨한테 반갑게 인사하며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는 뒷모습이 어찌나 귀여웠던지!! :))

그리고 너무나 하얗게 이쁘고 자그마한 아이가 길에서 쉬고 계시던 할머니가 아는 척을 하자, 두 손을 아주 정성스럽게 모으고 고개를 천천히 숙이면서 인사말을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이쁘고 귀해 보여서 넋을 놓고 봤었다. 정말 예쁜 장면이었다!! :)


그러고서 이렇게 왓아룬을 보러 까페에 앉으면 가장 좋은 나들이였다!


다음은 이번 방콕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맛있었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ㅎ

사톤 지역에 머물 때, 저녁 시간만 되면 마법처럼 각 대로변 코너를 중심으로 노상 식당이 쭉 들어섰다.

흥미롭게 보다가, 유독 사람들이 붐비는 한 집을 계속해서 보게 되었고, 하루는 마음을 먹고 찾아 가게 되었다.


음식을 파는 딱 전형적인 수레 하나.

하지만 노상에는 테이블이 쫙 놓아져 있고, 현지 사람들이 가득 차서 먹고 있었다.

다들 표정이 밝고 좋다! 음식이 정말 맛있나 보다. :)


무슨 음식인지도 모른채, 50대 즈음 되어 보이는 부부께 메뉴가 어떤 게 있느냐고 물었다.

아니, ‘Menu’라는 단어 조차 통하지를 않는다.

옆에 있던 20대 딸이 나서 줬지만 one two three 조차 안 통할 것 같은 예감이다.

너무 맛보고 싶은데!! 이렇게 답답할 수가!!

메뉴라도 알면 손가락으로 1이라고 살짝 표시라도 해드릴텐데.

그때 클리셰처럼 지원군 등장!ㅎ

식사하고 계시던 아저씨들이 자신들이 먹는 것을 가리키며 굿굿 이러신다.

뭔지도 모르고 시켰다.

둘째 손가락을 하나 들어 보이면서! :)

드디어 소통이 되고 주문이 이루어지자,

너무나 환하게 웃으면서 좋아하시던 주인 가족의 표정에 마음이 뜨뜻해진다.


어느 테이블에서 본 쏨땀도 주문했다.

뭐라고 또 물어 보시는데, 뭔지도 모르고

무조건 Yes, Yes라고 했다.ㅎㅎ

뭐, 잘못될 게 있을까!

여긴 미식의 천국 태국인데.

오히려 더 맛있고 재미있어지겠지! :)


내가 봉지를 받아 들자, 주위 사람들이 다같이 웃으며 즐거워 해준다!

집에서 봉지를 풀어 담았다 드디어!


아!!!!!!!!!!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숯불에 맛있는 소스로 불향 가득 조리된 숯불돼지고기에 정말 맛있는 찹쌀밥 카오니여우 & 야채!

사실, 그렇게 간단할 수가 없는 재료들이다.

맛은 내가 지금까지 먹어 본 태국 음식 중 거의 첫 손에 꼽을 정도!!


방콕 길거리에서도 자주 보이는 돼지고기 꼬치구이인 무삥과 유사한 듯하다.

확실친 않지만, 왠지 훨신 더 이싼 스타일의 음식인 듯했다.

이싼 지역에서 우리 나라 숯불돼지구이같은 음식을 맛본 적이 있는데 비슷한 스타일인 듯.

미식의 천국 태국에서도 가장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유명한 이싼 지역!

이렇게 뜻하지 않게 오랜만에 만나고 보니,

따뜻했던 주인 부부의 기억과 함께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글로 당시의 향과 식감과 맛을 전할 수 없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

솜땀은 언제나 맛있다. :)

사실 우리 나라 만큼이나, 모든 음식이 완벽한 술안주인 태국에서도 이 솜땀은 달큰시큰한 맛과 아삭거리는 식감으로 가장 간단하면서 입맛 다셔지는 완벽한 안주!

너무 달짝한 솜땀은 그리 안 좋아하는데, 딱 내 입맛에 맞는 솜땀이다. 역시!!!! :)

시암지역에 있는, 원래는 똠얌 국수로 유명한 곳!

골목을 들어 서면 갑자기 붐비는 곳 하나가 있는데, 현지인들로 후끈후끈 시끌벅적 바쁜 곳이다.

적은 양이지만 맛있기에, 다들 처음부터 국수 2-3개는 기본으로 주문하는 게 보통이고

테이블에 그런 빈접시까 쌓여 있는 곳.


소문만큼 맛있다.

특히 다양한 부위의 돼지고기를 쓴다는 것은

이 식당이 들여 오는 신선한 재료뿐만 아니라

높은 회전율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우리 나라에서도 장사가 잘 돼 회전율이 빠른 육회집을 가야 진짜 신선한 육회를 즐길 수 있는 것처럼. :)

이건 통러 지역에 머물 때!

방콕에서 유명한 ROAST.

내 인생 가장 맛있는 커피를 방콕에서 만날 줄이야!


의외로 태국은 미식으로서의 커피의 천국이다.

특히 치앙마이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커피 원두와 다양하게 커피를 내리는 방법, 무엇보다 한 잔 2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엄청나게 수준급인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커피와 까페의 천국!

정말 나는 커피만을 다시 마시러 치앙마이를 다시 가고 싶은 심정이다.

아침 식사 후 좋아하는 까페에서 정말 맛있는 커피를 즐기던 그 여유로운 시간들이란!

방콕에도 그런 커피의 흐름이 최근에 한창인 듯했다.

 

쌉싸름한 에스프레소 큐브얼음 위로 조금씩 부어 마시는 라떼!

우유를 부을 때마다 어우러지는 커피의 농도와

맛이 달라지면서 다양한 커피를 맛보는 듯한 느낌!

저 에스프레소 큐브가 말도 못하게 맛있다!!

지금까지의 큐브라떼는 워밍업이었던 걸로ㅎ

나의 최고의 커피 치앙마이 라떼를 살짝 넘어서는!ㅎㅎ

통러에 온 김에 마음에 든 까페 하나를 찾고 싶어서 이런 세련된 지역을 땡볕에 걷고 걷다가 못 찾고,

결국 자리를 잡은 곳! :)

역시 나란 스타일의 사람!ㅎ

아침에 지나갈 때부터 사람들이 많아서 눈여겨 본 노상 식당이다.

돌아 오는 길에 점심시간이 되자 역시 북적북적!

무조건 앉고, 사람들이 뭘 먹고 아줌마가 뭘 만드시는지 스캔을 시작했다.

뭔가 앞 뒤가 바뀐 것 같지만, 내겐 나름

맛있고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는 한 방법! :)

아침에 쌀국수로 시작했기에 밥이 그리워 주문.

뭐 진짜 진짜 진짜 꿀맛으로 후다닥 먹었다. :)

정말 매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너무 그러고 싶다!!


이제 저녁 시간. 시작은 통러 숙소 근처 산책이었다.

혼자였고, 카오산보단 갖춰 입었지만 여전히 가장 세련된 지역에 머물기에 50프로는 모자란

그런 차림으로 걷다가 그만

‘Draft ASAHI Happy Hour’를 보고 만 것이다!!

더운 방콕의 저녁에 창도 아니고 싱하도 아닌,

아사히 생맥이 유독 마시고 싶어지는 그런 날

어찌나 반가웠던지!

들어 갔는데, 나 혼자에 인테리어는 꽤 세련되고

힙하고 무엇보다

흠.. 음식이 비싸다!! 그래! 통러의 힙한 바니까.

저녁을 안 먹어 왠지 뭐라도 하나 시켜야 할 것 같아메뉴 설명 보고 시킨 음식이 바로 이것!!

요 커다란 접시에 요 네 점이 쪼로록 줄 세워져서

내 앞으로 나왔을 때의 황당함이란!!


그런데,

아!!!!!

이건 그저 최고다 최고!ㅎㅎㅎ

쏨땀에도 이 얘기를 썼기에 맘에 좀 걸리지만,

 이건 정말 더없이 퍼펙트한 안주!!


꿍 채 남쁠라. 


기본적으로는 생새우가 메인이다.

먼저 생라임즙을 쫘악 뿌려준다.

정말 신선한 생새우에, 식감을 위함 여주 반조각,

생마늘 한 편, 맛있는 생와사비에, 민트 한 점,

고수 한 점, 고추 하나, 쥐똥고추까지 더해서

한 입에 쏘옥 넣으면!!!

이런 맛의 향연이라니!!


생새우의 부드럽고 약간 끈적하며 통통 튀는 식감이 먼저 느껴지면서,

새콤 알싸한 맛이 얼마나 기분 좋고 완벽하게 올라 온다!!

한 입 먹고서, 이렇게 단순한 재료로 이렇게 완벽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날 수 있는 건가 싶어

혼자서 눈이 뚱그래져서 한참을 “와, 와!”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

어떤 주종이든 잘 어울릴 쉽고 보편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요리로 나의 혀끝에 이 맛을 저장!! :)


태국은 가도 가도 그리운 곳.

친숙하고 편안한 집같은 곳.

무엇보다 끝도 없는 음식으로 늘 즐겁게 마음을 달래고 채워 주는 곳이다.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다시 가서 한 달쯤 여유롭게 지내면서 하고 싶은 것들,

먹고 싶은 것들 가득 저장해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깊어진다.

해질 무렵의 이런 방콕의 역동성도 좋고. :)

하지만 그보다 내가 더 사랑하는

이런 뒷골목의 풍경들.

오래 되고 자연스러우면서 시간이 축적된 사람 사는 냄새 가득한 소박한 방콕의 풍경들에

나는 오늘도 마음으로 이 곳을 그리며 내 마음 한 켠을 내어 주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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