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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an 21. 2019

인도 코친 미식여행 1

에르나꿀람(Ernakulam) 지역

오랜만에 만난 남인도 음식, 도사 (Dosa)

한국에서 코친 공항에 도착 후, 코친의 도심 에르나꿀람에 도착하자마자 마침 기차역 앞에 크디큰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 온다. 드디어 눈 앞에 남인도 식당이 보이는 것 자체가 그저 반가운 상황! 큰 배낭을 짊어 지고 들어 서니 현지 느낌이 그득그득한 곳이 나를 맞아 준다. 다행히 처음 제대로 마주하게 된 남인도인 직원이 너무 친절하고 따스하게 맞아 준다. 남자 손님들이 가득한 곳에서 나는 항상 조금 더 깔끔한 테이블로 안내를 받는다. 나름 여성 외국 여행자의 특권이랄까.


시간도 마침 딱 점심 시간이라 모두들 시키는 밀즈를 시켜 놓고 주위를 둘러 보자니 내 앞에 도사를 먹는 사람이 눈에 들어 오는데 어찌나 맛있게 보이던지. 여행을 기다리면서 얼마나 먹고 싶었던 도사인가!! 미안하지만 직원을 불러서 시킨 음식을 변경할 수 있냐고 물어 본다. 다행히 정말 흔쾌히 수락해 준다. 휴.. 다행이다! :) 센스 있고 유쾌한 친구 덕에 남인도에서의 첫 식사를 아주 맛나게 한껏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인도의 모듬 향신료인 마살라와 감자를 함께 요리해 속을 채운 마살라 도사
겉이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도사는 이렇게 남인도식 달달한 커피나 짜이와 함께 마셔야 제맛이다!

우리의 급식 식판 같은 곳에 얇고 바삭바삭하게 맛있게 구워진 나의 첫 도사가 맛깔스러워 보이는 사이드 처트니들, 삼발과 함께 나왔다. 일단 도사를 한 번 쓱 보고 난 후, 가장 바삭하게 맛있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가장자리를 살짝 손으로 가볍게 뜯어 내어 본다. 그렇게 가장 궁금한 코코넛 처트니로 쏘옥! 한 입 넣는데 코코넛의 고소함과 깔끔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바삭한 도사와 코코넛 처트니가 어우러진 맛은 정말 맛보지 않으면 설명하기가 어렵다. 고소하고 건강한 맛이 감돌아서 감탄하며 혼자 실룩실룩 웃는다. 내가 남인도에 정말, 진짜로 돌아 오긴 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다음은 안 쪽의 마살라에 버무려진 감자가 있는 속까지 함께 입으로 가져가 본다. 한국에서 먹을 수 없는 진짜 마살라 향이 입안에 퍼지니, 이번엔 인도에 왔다는 사실이 확연히 실감난다!


서양의 크레페와 매우 흡사한 도사는 남인도식의 달달한 커피 (딱 한국의 믹스 커피와 유사한 맛이다!)나 짜이와 함께 하면 입 안에서 고소함과 달달함의 기분 좋은 어우러짐이 가득해진다. 식사를 끝내면 실로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나는 그렇게 남인도에 조금씩 스며드는 나름의 준비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



제대로 된 피쉬커리(Fish Curry)를 찾아서

그 전에 티루바난다뿌람에서 피쉬 커리와 어우러진 밀즈를 맛보았다지만, 나는 여전히 피쉬커리로 이름난 한 곳을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어서 마음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지도를 보니 찾아 가기 위해서는 정말 마음을 제대로 내어 찾아가야 할 듯했다. 그렇게 코치의 서쪽 섬 포트코친 지역에 머물고 있던 나는 큰 마음을 먹고 시끌벅적 북적북적한 인도의 대도시 코치의 중심 에르나꿀람 지역으로 나섰다. 솔직히 말하건대, 이런 여정은 내겐 사실 설레고 흥분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진짜 인도를 느끼는!


페리를 타고 포트코친을 나오니 인도 대도시 특유의 향과 혼란스러움이 한번에 훅 코끝으로, 그리고 눈앞으로 다가온다. 식당 이름 자체가 워낙 이름난 것 같기에 얘기하니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한다. 그렇게 한 시간 여를 보내고 나서야 인도의 오토릭샤 기사들이 왜 예외적으로 고개를 저었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시간!! 그 곳은 엄청난 교통 체증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대도시 코친을 횡으로 가로지르며 그 교통체증을 모두 겪고 지나가야만 하는 먼 거리에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방법이 없었다. 왠만하면 피하려고 했던 버스 이외에는!

버스에는 이 곳  특유의 동글동글한 말라얄람어로 어찌나 가득차 있던지, 내가 딱 하나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영어로 적혀 있는 쇼핑몰 이름이었다. 그것도 내가 가고자하는 곳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일단 그 버스를 타고 근처 어디서든 내려서 걷든 다시 타든 하는 수밖에! 그런 판단으로 버스의 노선조차 알지 못한 채 사람들이 가득한 버스 안으로 올라 섰다.


알고 보니 이 곳은 사실상 대도시 코친의 넓디 넓은 주요 지역은 에르나꿀람(Ernakulam)에 위치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보다 더 근교의 지역에 위치한 곳이었다. 정말 있을지 알 수 없는 골목길 중간에 주택 정도 크기의 건물과 넓은 대지가 있는 곳이 나타났다. 바로 그 곳이었다! 내가 바다를 건너 찾아온 곳! :) 어찌나 반가웠던지! 헛수고가 아니었음을,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니었음을 알고 진정 다행스러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명성이 자자한 곳이기에 그저 허름한 차림으로 혼자 들어서는 여행자를 홀대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공간을 이리저리 둘러 보며 들어 섰다. 그런데 담당자가 너무 따스하게 나를 맞아 주며 우선 비어 있는 자리로 안내해 준다. 역시 따스하고 친절한 남인도 사람들이란! :) 사실 이렇게 혼자일 때면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크고 둥그런 테이블 보다 일렬로 쭉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쪽으로 안내해 주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 이 유명한 집의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기에!


자리를 잡으면서 밀즈를 주문한다. 그러니 그 사람 좋아 보이는 따스한 담당자는 “커리?”라고 묻는다. ‘아차, 따로 주문해야 하는 거구나.’라는 걸 감으로 파악하고는 “어떤 종류의 피쉬 커리가 있어요?” 라고 물었다.

아저씨가 손짓을 한다. 오픈형 주방 가까운 곳에 큰 솥에 담긴 커리들이 일렬로 있다. 주방장 아저씨가 열어 보인 솥은 두 개였다. 내 눈엔 그저 똑같아 보인다. 예쁘디 예쁜 선명한 주황빛의 커리 색은 똑같다. 보아 하니, 안에 들어간 생선의 종류가 다르고 그것이 커리의 맛 자체 또한 좌우하는 것일 테다! 우선 처음의 커리를 가리키며 이건 무슨 생선인지 물었다. 하나는 참치였던 듯하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무슨 종류의 생선인지 물었다. 사실 그들이 대답한들 내가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뭐라고 대답을 하는데 역시나 알 턱이 없다. 그리고 각각 얼마인지 물었다. 가격 차이는 아주 조금. 우리 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500원 정도의 차이일 뿐!


이제 나의 회심의 질문이자 가장 궁금하고 중요한 질문!

“둘 중에서 어떤 게 더 맛있어요?”

이럴 때 나의 선택은 무조건 요리사 혹은 담당자의 추천이다.

신뢰하고 따라가 본다.

실패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주방장 아저씨가 한 쪽을 손가락을 가리킨다. 엄지손가락도 함께 치켜 세우면서. 정말 맛있다고!

‘그럼 당연히 이걸로 할께요! :)’

상황 끝!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초록초록한 바나나잎 위에 나의 고대하고 또 고대했던 점심이 차려지기 시작한다.

이 순간을 위해 정말 말 그대로 바다 건너 왔다. 포트코친에서 페리 타고 버스로 대도시를 가로 질러서!!


(정말 힘 빠지기도 했지만 다행스러웠던 크나큰 발견 하나가 있다! 나중에 포트코친에서 코친 국제 공항으로 가는 직행 버스를 타니 글쎄 이 곳을 스쳐가는 것이 아닌가? 버스 안에서 보는 풍경이 그 휑했던 대로변 풍경과 너무 비슷한 것이 아닌가. 이제 다음 번에 코친을 방문할 때, 이 곳은 나의 첫 인도 끼니가 될 것이다!! 큰 배낭이 등 뒤에 있으면 어떤가. 공항 버스를 타고 중간에 내려서 이 곳의 피쉬 커리로 나의 배를 아주 흡족하게 만든 다음 다시 포트코친 행 직행 버스를 타리라!)

이 곳의 피쉬 커리는 느끼한 외국 음식에 지친 한국 사람들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더없이 매콤 칼칼한 맛이다. 커리의 색만 보면 그렇게 매콤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을 것 같지 않은 마일드한 외관인데, 그 안에 그런 신통방통한 맛을 숨겨 두었다니!

 

이렇게 맛있게 재료 본연의 맛을 잃게 하지 않으면서 더없이 매콤한 맛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느끼하게 먹었다고 생각해본 적조차 없었던 나지만, 이 곳의 피쉬 커리는 나의 뱃 속의 있는지조차 몰랐던 체증까지 한 번에 쑥 내려가게 했다. 남인도의 매콤한 향에 반하고 또 반했던 시간!


이 곳의 특징적인 점은 까카 이라치(Kakka Irachi). 아주 작은 홍합을 코코넛과 함께 볶아낸 요리다. 사실 기본 반찬으로 나오기에는 꽤 귀한 요리이며, 다른 곳에서는 따로 시켜야 하는 요리이지만 이 곳은 까카 이라치를 여느 밀즈의 메뉴처럼 무한으로 리필해 준다. 로컬 사람들이 이 부분을 사랑하는 듯!

까카 이라치! 바지락 같은 작은 조개 요리인 만큼 맛은 상상 가능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생코코넛과 볶아 내면서 만들어지는 그 독특한 씹는 맛의 포슬포슬 쫀득쫀득한 질감이 매우 매력적으로 낯선 듯 매력적이었다.


채식주의자의 천국,

인도의 채식 식당(Veg Restaurant)


알다시피 인도는 채식의 천국이다. 양고기와 닭고기를 자유자재로 조리해 내면서 육류 요리의 천국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니 그 더 이상으로 정통의 채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채식주의자들이 인도를 방문한다면 그 다양한 요리와 맛깔스러움에 환호성을 지르고, 지겹지 않게 즐거운 식도락을 끊임없이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시중에 판매하는 과자만 해도 채식주의자들을 함께 존중해서 버터나 계란이 들어 가지 않은 비동물성 성분의 과자들이 꽤 많이 있으니 말이다. 이상 Meat-lover의 생각! :)

힌두교의 종교적인 이유로 인도에는 지금도 채식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60%를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맛있는 야채와 채소들, 향신료들이 천국처럼 넘쳐 나는 곳에서 이들을 어떻게 배합해서 어떤 조리 방식으로 요리해 내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의 변주가 만들어질 것이다.

 

코친의 채식 식당 중 맛과 모든 면에서 좋은 평판을 얻는 곳이 있기에 꼭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곳을 무려 앞의 피쉬 커리로 배를 두둑히 채운 다음 방문하게 되었는데, 도보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물론 거칠고 거친 대도시 교통을 바로 옆에서 지켜 보면서 함께 흙길을 걸어 나가면서 말이다. 이 곳에서는 나름 고급 후식인 베스킨 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뜨거운 한낮의 열기를 식히며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배가 조금이나마 꺼질 수 있기를 기다린다. ‘참 나도 무식하다 무식해’ 하는 생각도 올라 오지만, 그래도 힘들게 나온 김에 다 경험해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어서. 나도 참 음식을 좋아하는구나 싶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Veg Restaurant!!! 수많은 메뉴들 속에서 또다시 행복하지만 고통스러운 고민에 빠진다. 책받침처럼 코팅된 메뉴판은 양면에 아주 빼곡하게 새로운 요리들이 가득차 있다. 하나하나 너무 궁금하고 맛보고 싶어서 안타까울 지경이다. 배는 이미 꽤 불렀기에 여러 개를 다 시켜서 맛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격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를 모두 시켜 봐도 전혀 부담이 없을 정도인데, 내 배가 따라주지 못하다니!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건 피쉬 커리를 너무 맛나게 많이 먹은 덕분이다! :)


메뉴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아직 제대로 맛보지 못해 너무 궁금했던 우따빰을 처음으로 맛보기로 결정!

우따빰은 렌틸콩과 쌀을 1 : 3의 비율 정도로 섞어 밤새 발효시킨 후 팬케익처럼 기름에 납작하게 부쳐 내는 요리인 우따빰은 남인도에서는 주로 아침 식사나 간식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특히 양파와 함께 부친 어니언 우따빰이 많이 사랑받고 있다.

기다리는 시간이 이렇게 설레다니! :)

우리 나라의 전과 같은 생김새의 요리가 색색의 맛깔스러워 보이는 사이드와 함께 너무나 정갈하고 예쁜 모습으로 내 앞으로 나왔다. "우와! 우와!" 혼자 있어도 소리내며 손뼉을 치는 건 예외가 없다. 그 웃음을 숨기기가 참 쉽지 않다. :)


겉은 노릇노릇하게 맛깔스레 부쳐져서 연한 갈색을 띄고 있고 양파가 그득하다. 손으로 한 입 뜯어서 먹어 보는데, 겉면의 바삭바삭함이 먼저 느껴지면서 아주 건강한 맛과 먹는 맛이 재미있는 양파 조각의 식감이 입안 가득 느껴진다. 바삭함이 일품이다. 깔끔함과 고소함의 완벽한 조화였다!

양파 역시 맵다기 보다는 달고 건강한 맛이 가득하다. 배가 남산만큼 불러진 이 순간의 내가 먹기에 가장 적절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효된 쌀과 섬유질 가득한 야채인 양파의 조화라니. 거의 소화제에 가까운 음식이 아닌가. :)


우따빰을 각 처트니들에 찍어서 먹어 볼 차례다.

흠...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 맛보고 싶어서 계속해서 그 때의 맛을 떠올려 보게 되는 그런 순간이다. 코코넛 처트니는 생코코넛의 고소함이 그대로 느껴질 만큼, 더없이 고소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내가 맛 본 코코넛 처트니 중에 가장 인상적일 만큼! 코코넛의 약간 거칠지만 건강한 느낌의 식감까지 다 느껴질 정도였다. 토마토 처트니도 말해 뭐할까. 고소한 코코넛을 맛보고 이 곳 향신료와 함께 야채를 끓여낸 삼발도 맛본 후, 깔끔하게 입 안을 다시금 정리해줄 수 있는 토마토 처트니에 우따빰을 찍어 먹다 보면 어느새 양이 푹푹 줄어들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저 초록색 처트니가 환상적으로 맛있고 고급스러운 맛이 나서 지나가는 직원에게 재료가 뭐냐고 물어 보았다. 소통의 한계로 그는 잠깐만 있어 보라더니 주방에서 고수잎 하나를 하얗디 하얀 그릇에 예쁘게 띄우듯이 담아 와서 직접 보여 주신다. 어찌나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제스쳐였던지. :)

역시 저 아이는 고수 처트니였다! 정말 건강하고 깔끔한 맛이면서 아주 살짝 매력적인 향이 있는 사이드였다. 내가 맛본 처트니들 중에 단연 가장 맛있었다. 저 소스에는 그냥 빵이나 바게뜨를 찍어 먹어도 맛있고, 그냥 저 아이만 떠서 계속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정말 맛있는 페스토처럼!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먹다 보니 마지막에는 숟가락으로 다 먹어 버렸다는 거! :)

숙소가 이 근처라면 가서 매끼 모든 다른 음식을 먹어 보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

정말 건강하고 맛있는 사랑스러운 남인도 음식들이다!!! 남인도의 건강한 음식은 정말 축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이런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해도 나는 매일 새로운 맛을 처음 맛보는 것처럼 맛있고 감사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수많은 음식들이 끝없이 적혀 있던 메뉴판. 모르는 요리들도 많아서 어찌나 다 맛보고 싶던지. 다음을 꼭 기약해본다. :)


돌아오는 길

오랜 역사를 지닌 대도시인 만큼, 코친은 내게 음식만으로도 여행할 이유가 충분한 곳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 고작 몇 개를 먹어본 것이 작디 작은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얼마나 반갑고 마음이 놓이는 일이던지.


복잡하고 경적 소리로 정신 없는 대도시의 길 한복판과 골목골목을 걷다가, 그저 맛있어 보여 이끌리는 궁금한 곳들에 바로 들어가 앉아서 어떤 음식이든 시켜서 맛보고 그 공간의 분위기와 시간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고 맛있는 경험일까? 생각만 해도 기대감이 한껏 피어 오르는 행복한 시간들이다.


그렇게 늘 그들의 음식을 통해 내가 있는 장소와 한 발짝 더 친근해지고 싶고, 때로는 감탄어린 낯선 감동을, 때로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들이 지니고 건너온 시간들의 작은 한 자락이나마 함께 느껴보고 이해해갈 수 있는 의미있는 순간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에! :)



@gracejieun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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