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is the best

말도 100마디 보다 한번 간단히 보여주는게 전달력 (b^_^)b

by Grace Onward

대학원 관련 준비하고 있는 일이 있다. 프로젝트라고 부르겠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글을 써야 한다. Proposal이라고 칭하면 이해가 쉽겠다. 이걸 계획안이라고 부르겠다.





계획안을 쓰는 건 결국 읽는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내 경험은 어땠고 왜 당신들이어야 하고 내가 당신들에게 어떤 asset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을 설명해서 썼다.





지난 3월부터 오늘까지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준비하고 있는 계획서다. 4월 중순부터는 매일 쓰고 엎고 좀 다듬다가 다시 구상하고 쓰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틀 전쯤에 나는 아, 내일이면 제출할 수 있겠다 싶은 느낌이 왔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싶어 여태까지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대학교 동창 친구에게 한번 읽어 봐 달라고 부탁했다.





꽤 자세하고도 사적이면서도 전문성 있게 쓰려고 한 내 글이다. 다른 사람들에겐 여러명 물어봤었다. 생각나는 친한 친구 한명이 더 있긴 했다. 그 친한 친구에게 봐달라고 부탁할까 말까 이틀은 고민했다.





내용도 내용이고 내 계획안이 다 완성이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다른 사람이랑 더 리뷰 안 해도 제출해도 될 거 같은데 했던 거다.





방심은 금물이긴 무슨 난 오만했다.





친구와 Zoom으로 서로 얼굴 보며 내 계획안을 같이 봤다. 친구는 묵묵하게 내 글을 쭉 읽었다. 아무 말 없이 정적이 몇 분 흘렀을까. 나를 보더니 fluff가 너무 많다고 한다. Fluff 그러니까 군더더기가 많다는 거다.





Fluff라는 표현이란 휘핑크림이나 생크림의 질감을 fluffy 하다고 한다. 거품이랑 공기가 많이 들어가서 부피가 잔뜩 부푼 그런 느낌. 근데 내용물은 뭐 별건 아니고 그냥 우유/크림이랑 공기다.






다시 나랑 친구 Zoom 영상 미팅으로 돌아가자. 내 친구는 내게 outline 한 질문들이 있냐고 물어봤다. 난 약 3페이지가 넘는 구성안이 있었다. Brainstroming 하다가 계속 길어졌다.







그걸 핵심만 추려서 4개의 질문들로 다시 적었다. 그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친구와 난 내 글을 대폭 줄였다. 아니, 친구가 말보단 행동으로 바로 보여줬다.





약 50일을 거쳐 현재 진행 중인 내 글은 word count가 1452개였다. 화면 너머로 친구가 키보드를 치를 소리가 타닥타닥 하고 들린다. 어떤 건 지우고 어떤 문단은 어떤 방식으로 합치고 줄이면 되는지 예시를 보여준다.






친구랑 45분 정도의 미팅 후엔 약 800 단어로 줄었다. 근데 이렇게 된 쪽이 훨씬 나았다. 너무 아이디어가 분산되지 않고 중요한 것들을 더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이래서 conciseness가 중요하고 professionalism이 중요하구나 다시금 깨달았다. 자세하게 말한답시고 장황하게 늘어놓을게 아니라 심플하게. 간결하게. 핵심만.






난 미팅 내내 가능한 입 다물고 경청했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내게 시간을 내준 것, 또 실력이 뛰어난 내 친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이다.





매사추세츠주 Cambringe에 있는 사립대학교에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 중 하나인 이곳에서 박사학위를 지원하고 합격하기의 그 과정이 얼마나 치열하고 꼼꼼했는지 감히 헤아리기가 어렵다. 애초에 커넥션이 있던 것도 아니고 시간, 땀, 노력, 열정페이, 에너지를 다 부어서 들어간걸 내가 봤거든.





그리고 난 미국 생활 유학 13년 차인데 쟤는 자기 인생 전체를 미국에서 지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뭐. 그 시간을 따라잡기는 어려워도 내 시간의 밀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찾았다.





이름만 대도 다 알아주는 학교에 공부하는 쟤도 공부 아니면 연구만 하고 있는데 나도 나만의 모멘텀과 몰입력을 계속해서 키우겠다.





꿈과 비전 목적은 중요하다. 방향부터 올바르게 잡아야지. 근데 단지 그것들만으로는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매일매일 어떠한 태도와 행동으로 사느냐가 피니쉬 라인에 다다르게 하니까.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친구와의 대화였다.

the-social-network (1).jpeg 더 사색 해보고 또 디벨롭.





친구는 이미 도와줄 만큼 도와줬으니 난 다시 내 proposal을 써봐야겠다. 레슨은 배웠고 그 깨달음을 더 많은 열매로 디벨롭해야지. 그냥 내버려두면 썩어서 없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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