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 Agent Sep 27. 2023

Play Ball! 팀 '좋은 스포츠'의 창단(4)

몹시 찝찝한

일억. 연봉 일억. 엄청나게 큰돈이다. 


아무리 고액 연봉자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찐 고액 연봉의 상징적 기준을 '일 억'으로 삼는데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정도로 큰돈이다.


그렇다면 이 연봉 일억이 과연 선수에게는 큰돈일까? 큰 돈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도 있다. 큰돈이 아닌 이유는 2023년 기준 프로야구 선수의 평균 연봉은 이미 2억 4천만 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이유는 프로야구 최저 연봉은 여전히 3천만 원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간극이 정확하게 8배 차이인데, 문제는 신인 선수나 2군 선수, 연차가 어린 선수들 대부분이 최저 연봉에 가까운 금액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단순 평균 연봉만 생각한다면 이들이 느끼는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프로야구 선수의 평균 연봉 자체를 생각할 때 일억은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우리 사회의 상식과, 여전히 프로야구의 다수를 이루는 저연차 연봉 선수들을 생각할 때 참으로 큰 금액이다.


그렇다면 임기창 씨는 이미 은퇴 선수이기 때문에 어떨까? 분명한 건 이를 단순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프로스포츠 에이전트 전체로 이 금액을 적용한다면? 한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 에이전트의 평균 임금은 약 3500만 원 수준이며, 상위 25%가 약 5천만 원, 하위 25%가 약 3천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사실 이 금액은 본인이 실무를 하면서 느낀 실제 임금보다 무척이나 높게 산정된 느낌이 있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이를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도 에이전트 자격증도 없고 단순 선수들과의 선후배 네트워크만 가지고 있는 임기창 씨에게 일억은 어마어마한 연봉이다. 사실 기창 씨가 자격이 없기 때문에 에이전트의 연봉 수준에 빗대어 고민할 자격조차 말이 안 된다는 게, 어쩌면 더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선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프로선수들의 인간관계는 정말인지 얇고 좁다. 그들이 '비선수' 출신인 에이전트에게, 그것도 얼굴조차 몰랐던 사람에게 먼저 연락해 올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렇다면 이는 '자격' vs '인맥'의 고민이 될 것이다. 공인되고 visible 한 자격과, 개인적이고 invisible 한 인맥. 만약 후자의 가치를 높게 부여해서 고액 연봉을 산정한다면, 이는 당연히 몇 가지 중요한 전제조건을 가정해야 한다. 


즉, 그 인맥이 충분히 강력한지. 인맥의 연결고리에 있는 있는 이해관계자들은 신뢰할만한 사람들인지. 그 인맥은 정당하고 도덕적인 방법에 의해서 구축한 것인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인맥의 연결고리가 대표이자 고용주인 나에게까지 연결되어 있는지. 이러한 몇 가지 전제조건들이 만족되지 않는다면, 사실 이는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을 하지 말아야 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모자라, 임기창 씨는 한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나중에 제가 데려온 선수가 FA 계약 체결 시, FA 계약 수수료의 50%를 제게 인센티브로 지급해 주십시오"


응? 50%? 

작가의 이전글 Play Ball! 팀 '좋은 스포츠'의 창단(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