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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Agent Feb 08. 2021

Play Ball! 팀 '좋은 스포츠'의 창단(2)

첫 미팅에 앞서

Play Ball! 팀 '좋은 스포츠'의 창단(2)

:  첫 미팅에 앞서




좋은 스포츠 창업을 결정하고 나니 할 일들이 산더미 같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회사 사무실 계약, 직원 고용, 홈페이지 작업, 로고 작업, 선수 계약 등 그야말로 '산더미'였다. 이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고 내 능력 밖의 일이었다. 이 모든 일은 한 번에 다 해나갈 수는 없었기에 가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바로 팀 '좋은 스포츠'의 인적 자원을 구성하는 일이었다.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김 변호사를 만나 스포츠에 대한 서로의 비전을 나누고, 그동안 알고 지냈던 여러 선수들을 만나면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운좋게도 제자들이 여러 프로구단의 팀장급이나 꽤 연차가 있는 프런트 직원으로 일하고 있어서 그분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때 들었던 선수 관리, 선수들의 특성, 선수와의 관계, 직원 고용 등, 회사 운영 전반에 관련된 내용들은 좋은 스포츠를 운영하면서 매우 중요한 조언들이 되었다.



선수 영입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마 에이전트를 꿈꾸는 대부분이 어쩌면 이 단계에서 포기하게 된다.


그렇게 회사 운영과 준비 작업에 대한 스터디가 끝난 후, 영입할 선수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 글을 읽거나 에이전트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선수 영입은 생각보다 매우 힘든 작업이라는 것이다. 선수 영입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마 에이전트를 꿈꾸는 대부분이 어쩌면 이 단계에서 포기하게 될 것이다. 선수 영입이 힘든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눈에 띄는 선수나 소위 유망주는 한정되어 있다. 즉, 영입 가능한 선수들의 풀은 그 자체로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그 자체로 매우 경쟁성을 내포하고 있다.

2. 이중 마음에 드는 선수가 있다 할지라도, 이 선수들은 이미 다른 에이전트에 의해 소위 영입 작업이 끝난 선수일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깝다. 그들이 아직 에이전트와 계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3. 선수 스스로가 에이전트나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3번의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1, 2번의 이유로 인해 선수 영입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에이전트 간 경쟁은 두말할 것도 없다. 에이전트 자격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수협에 등록된 에이전트만 이미 백여 명이다. 어떤 선수에게도 먼저 연락 올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선수는 아마추어 신분인 고등학교 시절부터 다른 에이전트나, 에이전트 유사 업무를 담당했던 프로야구 선배들 혹은 지인들과 관계를 맺어오니 그들과 계약할 확률이 높다.


 선수에게 먼저 연락 올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관계 맺기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선수들은 대게 에이전트나, 에이전트 자격증은 없지만 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로부터 비공식적으로 용품 후원 등을 받아온다. 아마추어 선수에게 필요한 용품 등을 제공해주는 호의는, 모든 것이 부족한 고등학교 선수에게는 사실 거절하기 힘든 고마운 부분이다.


그리고 이들은 고등학교 감독이나 코치들과 네트워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분들과 쌓아온 관계와 나눠온 술잔은 쉽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감독의 권유나, 이들과 네트워크가 있는 프로야구 선배의 유명세를 활용하는 접근 방식은 사실 대부분의 고등학교 선수 입장에서는 거절할 수 없는 절대적 방법이다.


이때부터 쌓아온 관계는 프로에 입문하고, 성인으로서 자기 결정권이 생기고 독립적인 자아가 생긴다고 해서 쉽게 바뀔 수 있는 문제가 다니다. 더군다나 한국은 인맥으로 다 엮여 있는 사회인데, 하물며 선수층도 얇고 팀도 많지 않은 국내 야구에서는 오죽할까? 자칫하다가 선배들의 눈 밖에 날까봐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고등학교나 신인 때부터 매우 독립적이고 자기 주관이 확실한 선수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그런 선수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미래와 관련된 결정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고, 좋은 선수를 넘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와 같이 '좋은 선수'에서 '좋은 사람'으로 늙어가고 은퇴해 나가는 과정에 좋은 스포츠가 함께 하고 싶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더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좋은 선수'에서 '좋은 사람'으로 늙어가고 은퇴해 나가는 과정에 좋은 스포츠가 함께 하고 싶었다.


아무튼 나처럼 술 담배도 일절 안 하고 밤문화도 일절 모르는, 하지만 처음 보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는 사람은 선수들 입장에서도 참으로 이상하게 보일 것 같다. 물론 이 당시 이미 형편이 좋지 않은 2군 선수 몇몇을 이모저모로 도와주고 있던 터라 도움을 주는 선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이니 회사를 대표할 만한 선수가 필요했다.


그렇게 회사 사무실을 얻기도 전부터 영입할 선수부터 찾아가던 중, 김 변호사에게 전화가 왔다. 김변 베프가 모 군단 마케팅 팀에서 일하고 있는데 같이 식사나 함께 하자는 것이었다. 미룰 것도 없이 식사 약속을 잡아다. 그 자리에는 김변과 김변의 동료 변호사, 김변의 베프인 A 씨, 그리고 본인. 이렇게 4명이 모였는데, 마침 서로 나이대가 비슷해서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내가 만들고픈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렇게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며칠 후. 저녁을 함께했던 모 구단 마케팅 팀에서 일하는 A 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게 소개해주고픈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회사를 위한 첫 미팅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만남이 팀 좋은 스포츠의 창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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