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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Oct 07. 2016

[영화리뷰]파수꾼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처음부터 잘못된 건 없어… 그냥 너만 없었으면 돼…"


보고 난 후에 먹먹해졌다.
이유없이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가 생각났다.
엄석대가 1인자로 계속 남아있었다면 저렇게 죽었을까.
학교에서 소위 '짱'인 주인공 기태가 죽은 이유.
정확히 자살을 선택한 이유.
별 것 아닌 권력과 자존심 때문에 진짜 친구 둘을 잃고난 후 '끝'을 선택했다.
(별 것 아니라고 쉽게 얘기하긴 어렵겠다. 공동체 관계가 파탄난 교실 사회에서 그 권력과 자존심이 어쩌면 누군가에겐 전부일 수도 있으니까.)
10대 소년이 '상실'과 '고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단의 선택을 했다.
기태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대화'와 '소통'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학창시절 어느 때도 대화와 소통을 배워본 적이 없다.
외국에서는 어렸을 때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헌법, 노동법, 토론이라고 하는데 우린 단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다.
시키는 것만 해도 되는 레일에서 한 걸음만 이탈되고 나면 남는 것은 결국 인간관계 뿐인데.
그 인간관계가 잘못 되었다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나는 운이 좋아서 인간관계를 놓치지 않았을 뿐, 상당히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이 많았던 것 아닌지 계속 되묻게된다.
어쩌면, 아니 정말이지 나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P.S 1:
영화보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

대화를 잘 하고 싶다.
소통을 잘 하고 싶다.
유대감을 잘 유지하고 싶다.

P.S 2:
인간관계 대신 권력과 자존심을 택한 기태.
제일 소중한 친구 둘을 잃고 자신이 선택한 그것이 허상인 것을 깨달았을까.
사실 살기 위해 무서워서 택한 것인데.
보이지 않는 위협과 알 수 없음의 공포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택한 그것이 소중한 친구에게 가장 큰 폭력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을까.
없던 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과오를 지울 수 없기에 자신을 세상에서 지우는 선택을 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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