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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Oct 09. 2016

[영화리뷰]그물

김기덕 작품이라기엔 평범한, 그러나 날것의 불친절함은 여전히 남아있는..

관람 후 느낌은 김기덕 작품이라기엔 너무 평범한, 그러나 여전히 날것의 불친절함은 남아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촬영기간은 단 10일, 애초에 상영할 예정이 없던 작품이었다가 배급사 요청으로 상영하게된 작품인 것을 감안하면 평소 김기덕 감독 작품답지 않다는 점도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민감한 소재와 날선 주제의식을 가공없이 날 것인채로 던져버리고 관객에게 알아서 먹고 소화시키라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류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북한에서 물고기잡이를 하는 어부 남철우가 배가 고장나 남한으로 표류하며 국정원에 조사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강도높은 간첩조사와 귀순회유 과정에서 남과 북이 빛깔만 다를 뿐 사실 거기서 거기라는 인상을 강하게 배여나오게 그려냅니다. 
폭행, 잠안재우기 등의 가혹행위와 수십번 조사서 작성을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오류를 꼬투리잡아 고문받는 이의 심신을 무너뜨려 자신에 유리한 방식으로 유도하려하는 모든 행위들. 
비단 나라에서뿐 아닌 군대, 회사, 학교 등에서 우리들이 한번씩은 받았을법한 가혹행위를 남철우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남한 뿐 아니라 북한마저 마찬가지라는 것을. 어쩌면 비대화된 조직은 본디 도구와 수단이라는 목적을 잃고 그 자체가 의지를 갖게 된 우상이라는 것을요. 
사람보다 남한이라는, 북한이라는 조직이 우선되는 목적의 본말전도된 상황에서 우리 개인이 얼마나 상처받고 버려질 수 있는지 생각나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씬과 씬의 연결, 대본, 음악까지...김기덕 감독 작품이라는 것을 미리 알지 못하면 다른 독립영화 감독 작품이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대신 그만큼 김기덕 감독 작품치고는 영화관에서 관람하기에는 다소 편한 작품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류승범의 양아치 외 연기(감성표현, 무뚝뚝한 상남자)를 보고 싶은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끝으로 영화 전체를 상징하는 대사 하나 남길게요.

내는 물질을 하러 가야 합니다. 먹고 사는 일에 장난질하지 마시라요.

P.S : 마지막 씬만은 김기덕 감독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청난 일을 겪고난 후의 남철우, 스스로 달라지지 않은 척 살아가려하지만 그럴 수 없는 그 모습을 남철우 개인과 주변 사람들, 주변환경을 통해 보여줍니다. 특유의 관객에게 내던지는 듯한 연출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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