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률
무엇이 문제인가.
해는 지고 있고 하늘이 시리게 시리게 파란데,
저녁으로 맥주 한 잔과 키예프식 호박전을 앞에 두고 있는데.
당신이 내 마음속에 있는데.
황금으로 지은 집을 가진들 무슨 소용이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을이 가슴 미어지게 눈부신들 어찌하랴.
당신이 당신이 없는데.
여러 번 말했지만 나는 바보 같은 사람.
여러 번 당신에게 말했지만 나는 멀리 있는 사람.
그러나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한 가지.
당신에게 있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불가능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