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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Nov 11. 2016

사랑 또는 이별

- 이병률

그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 만인지 몰랐다. 얼마 만에 돌아온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돌아올 때 혼자였으니 그녀가 사랑을 연명하지 못하고, 완성하지 못하고 돌아온 쪽이었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 완성이 있을까. 그래도 혼자인 것을 잘 견디며, 쓸쓸한 저녁을 잘 이해하고, 밤 불빛을 외로움이 아닌 평화로움으로 받아들이며, 사랑하면서 사는 삶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한때를 완성한 것 아니겠는가.
헤어질 때는 무슨 말을 했을까. 떠나올 때 가방은 그가 들어다주었을까. 그때는 하필이면 저녁이었을까. 익숙해진 만큼만 서로는 울었을까.
세상 끝 어딘가에 사랑이 있어 전속력으로 갔다가 사랑을 거두고 다시 세상의 끝으로 돌아오느라 더 이상 힘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 : 우리는 그것을 이별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하나에 모든 힘을 다 소진했을 때 그것을 또한 사랑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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