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눈을 감고

by 병아리 팀장

눈을 감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뭔지 기다려본다.
다행히도, 감사하게도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먼저 떠오른다.
자, 그럼 이 일을 어떻게 도화지 위에 그려보고 색을 입히고 그 영역을 확장하고 구체화할지 하나하나 생각해본다.
생각의 미로를 따라가다 나도 모르게 성급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선을 그리기도 전에, 길을 트기도 전에, 이름을 지어버리고 만다.
성급함에, 불안함에, 다른 어떤 고민때문에. 생각보다 마음이 앞서 버린다.
아직 내가 갈길이 멀었다는 의미다.
다시 앞단계로 돌아와 차근차근 길을 내어본다.
점을 찍고, 선을 잇고, 앞에 그린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길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선을 이어본다.
입 밖으로 심장이 튀어나올만큼 불안해하면서.
그러다 간신히 이어지면 기뻐 어쩔줄 모르고 그간의 여정에 의미를 부여한다.
들뜬 마음이 진정되면 다시 길을 잇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 작업의 반복이다.
감사하게도 질리지 않는다.
조물주가 숨겨놓은 보물을 찾는 것처럼, 길을 내며 찾아가는 이 과정은 늘 설렘과 기대를 나에게 준다.
정말 감사하다.
살아갈 의미와 목적, 산다는 것의 기쁨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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