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을 살다

행복을 그리다

샐러리맨의 행복분석

by 병아리 팀장

행복이란'? '그냥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 '그냥 긍정적인 것'.

내 말이 아니다. 염세주의의 대명사인 아우구르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에서 나오는 말을 약간 가공한 것이다.

나를 포함한 적지 않은 현대인들은 아래와 같이 행복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


1. 행복이라는 가치를 설정하고

2. 그에 대한 방법을 간구하고

3. 이를 위해 단기, 중기, 장기적인 계획을 만들고 실행한다.


위와 같은 연역적, 방법론적 접근은 그 본질상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동그란 구와 같은 물체를 잣대와 연필을 가지고 전부 표현하려는 시도처럼 그 한계가 명확하다. 그 어떤 정확한 자와 펜으로도 구를 정확히 측정할 수도 없고 그릴 수도 없다. 어떤 천재적인, 꾸준한 노력으로도 구를 설명할 수는 없다. 설명하는 자와 듣는 자가 구라는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이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성공과 행복에 대해 지나친 방법적, 이론적인 접근을 지양하자. 논리를 통한 이해도 가능하면 내려놓자. 그저 받아들이고 즐겨라. 쇼펜하우어도 이것이 큰 축복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포스트 모더니즘의 이 시대야말로 인간의 모순과 역설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상사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을 정할 수 없기에, 그러한 만능열쇠같은 잣대가 없기에, 인류는 절대적인 기준과 가치를 공란으로 두었다. 그것이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참된 기준과 가치를 끝없이 갈구하게 만든다. 그리고 인간들은 이 시대에 참된 기준과 가치가 없음을 깨닫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회귀한다.


현대 여성들이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성형과 다이어트, 명품에 얽매이는 것, 결혼할 남자의 조건이 하나같이 물질적인 점이 그렇다. 절대 기준과 가치를 포기한 인류가 도리어 물질, 외모주의에 얽매이는 것이다. 그것도 본인 스스로의 고찰과 경험에 의한 것이 아닌, 주변 환경의 담론과 매스미디어에서 제시하는 환상에 의해 말이다.

이를 보면 정확한 기준과 절대 가치가 없다고 무턱대고 그것을 포기하고 다양성, 상대성을 빙자하여 인간 개인에게 그 모두에 대한 판단을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이성과 감성을 넘어, 사회 속 수많은 관계의 가짓치기 속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모순과 역설을 감내하게 하는 무엇인가가 말이다. 우리 모두가 알지만 누구도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것. 굳이 명명하자면 '받아들이는 것'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쁜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