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까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
악명이 자자한 리얼과 같이 개봉한 영화. 본래 제목은 '17세의 끝'정도인데 초월번역으로 보이는 뉘앙스의 타이틀을 가지고 개봉하였습니다. 과한 느낌의 제목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사실 영화 내용을 보면 이보다 걸맞는 이름도 없습니다. 다만 마케팅팀에서 좀더 흥행에 대해 신경을 써서 좋은 단어를 뽑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영화는 17세 소녀인 여주인공 네이딘의 1인칭 관점으로 진행됩니다. 네이딘은 어려서 사별한 아버지에게만 사랑을 받고 어머니로부터는 철저히 외면을 받았으면 엄친아같은 오빠에 대한 열등감이 범벅인 여자아이입니다. 그녀를 아껴주던 아버지는 그녀를 데리고 운전중에 먹던 햄버거가 목에 걸려 사망하고 그녀의 어머니는 네이딘 때문에 남편이 죽었다 생각하고 그녀를 더 미워하게 됩니다. 중재자 역할을 해야할 오빠 데리언은 항상 능글맞은 태도로 그녀를 약올리듯 지내고 그렇게 그녀는 17세가 될동안 성격이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집니다.
그런 그녀에게는 친구는 딱 한명 크리스타라는 여학생 뿐입니다. 이 친구도 네이딘만큼이나 4차원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그녀외의 다른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게 네이딘은 크리스타 덕에 기댈 곳 하나를 갖고 살면서 담임선생부터 다른 교우들에게 이르기까지 전부 시비를 걸고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날, 크리스타를 집에 초대한 네이딘이 잠시 한눈 판 사이에 오빠인 데리언은 크리스타를 꼬시게 되고 그렇게 네이딘은 유일한 친구를 오빠에게 빼앗깁니다. 오빠를 버리고 자신을 택하라는 네이딘의 요청에 크리스타는 선택할 수 없다는 말로 거절하고 네이딘의 방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되는데...
네이딘의 담임으로 나오는 우디 해럴슨 외 전부 처음 보는 배우들이지만 미국에서는 하나같이 대단한 배우진이라고 합니다. 여주인공 네이딘을 맡은 배우 헤일리 스테인은 필리핀계 미국인으로 현재 미국의 톱 아이돌이라고 하네요. 배우, 모델, 가수라는 세 가지 직업을 모두 소화해내는 배우로 이번 작품 역시 자연스러운 연기로 무난하게 소화해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여주인공의 이기적인 언행에 보는 제가 화가 날 정도로 짜증이 치솟았지만 중반부 네이딘이 사고를 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그동안의 밉상은 사라지고 먹먹한 동정의 맘이 생겼어요. 열등감과 가족의 편애에 상처받아 외도와 특별한 무언가에 갈급해 계속 삐뚤어지는 네이딘. 허나 그 주변에는 이미 괜찮은 친구와 멋진 남자사람친구, 좋은 선생님이 있었죠. 그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각자의 방법으로 도와주는 그들의 모습과 진심이 잘 전해진 영화입니다. 평범하지만 훈훈한 엔딩에 감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