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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Aug 27. 2017

당신이라는 재해

이보세요. 지난번에 봤던 당신.
다시보니 반갑군요.
나를 기억하시겠소? 
지난 번 당신과 잠시 만났다 헤어졌던 이아무개올시다. 
오늘 이 길을 오게될 줄 미처 몰랐소.
이 근처에 사시오? 
나는 누구 만나러 가는 길이었소. 
오늘 우연히 이 길에서 당신을 만난 인연이 얄궂구려.  
새로운 인연을 보러 가는 길에 지나간 악연을 보게 될 줄이야. 
당신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생각은 없었는데 당신이 내 앞길을 가로 막는구려. 
우연히 만나게 된거라 얘기마시오. 그 우연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 않으니. 
당신과 평생 한번쯤은 마주치리라 생각했으나 막상 그게 오늘이라니 몹시 당황스럽구려. 당신은 이런 일이 있으리라 생각이나 했었소? 
그날 내가 당신의 거절에 화가 나서 했던 답변 기억나오? 상처를 주려면 악역이 되어달라한 내 부탁에 당신은 가증스럽게도 한마디 말도 없이 침묵했다오. 
당신의 침묵을 답으로 알고 나는 당신을 맘대로 찾아왔다 떠나는 기근,가뭄,역병이라 생각했다오. 내 인생에 왔다가버린 재앙인 그대. 
그런 그대를 오늘 우연히 이리 보게 되는구려. 한번 겪은 재해가 다시 내 세계로 와버렸구려. 
떠나시오. 그대. 변명없이 그대로 사라져주시오. 내 인생뿐아니라 모두의 생에서 사라져주시오. 역병같은 그대. 전염되는 그대. 재앙같은 그대. 사라져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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