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흥행폭망은 모든 부분에서 2%씩 부족한 헐거움 때문이 아닐까
프랑스, 미국에서 한달 전 개봉했지만 거하게 폭망한 발레리안. 대개 세계적 흥행이 예상되면 월드와이드로 추진되는데 세계6위권 내 시장인 중국, 한국,일본 등이 빠졌을 때부터 꺼림찍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돈냄새 잘맡는 국내 4대배급사가 포기했을 때부터 불안한 징조였습니다.) 7월 북미 개봉당시 경쟁작들이 무려 덩케르크, 스파이더맨, 혹성탈출 등 쟁쟁한 상대들이었고 결과는 폭망. 손익분기점인 4억달러는 커녕 제작비 1억9천만달러에도 못미치는 1억3천만 달러를 거두고 쓰러졌습니다. 프랑스 영화 역대최대제작비였고 탄탄한 원작, 뤽 배송의 브랜드, 데인드한과 카라 델버린의 캐스팅 등 흠잡을 것 없는 강점을 가진 작품인데 왜 망했을까요?
영화 자체는 사실 딱히 단점을 꼽기 어렵습니다. 2800년 우주를 배경으로 멸망한 행성 뮐의 보물 컨버터를 탈취하기 위해 파견된 발레리안 소령과 로레인 하사의 스페이스 어드벤쳐입니다. 이 과정에서 밝혀지는 음모, 진실, 적진에 들어가는 와중에 겪는 에피소드, 트릭 등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꺼리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망한 이유에 대해 분석한 기사들을 보면 대체로 일치하는 것은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거리를 듭니다. 씬 하나하나씩을 보면 비주얼과 이야기의 흥미도는 높지만, 각 씬과 씬의 연결은 다소 헐겁게 조여져 있습니다. 이는 방대한 원작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버리고 취할지 애매하게 정한 상태에서 2시간 짜리 영화로 압축하다 생긴 미스라고 생각됩니다. 또, 영화 전반적으로 이야기에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닌 대사가 남발되어 집중하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허나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폭망할만큼의 작품은 아닌데 기본 이하의 성적이 나온 것은 더 이상 뤽베송의 브랜드가 예전같지 못하다는 점과 아바타, 인터스텔라 이후 부쩍 높아진 SF영화에 대한 기준을 들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과거처럼 SF의 첨단기술과 영상만 보고 환호하던 관객이 줄고 대신 '그래서 이 미래소재 이야기를 갖고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고 생각하는 관객이 늘은 점이 오래된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려던 이 영화의 취지와 엇갈린 지점이 아닐까 싶네요. 영화의 퀄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인 점은 틀림없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