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리뷰

[영화리뷰]윈드 리버

시카리오와 로스트 인 더스트를 잇는 현대서부극 3부작의 완결판

by 병아리 팀장

시카리오, 로스트 인 더스트의 각본가 테일러 쉐리던의 감독데뷔작이자 현대서부극 3부작의 완결편. 마피아가 판을 치는 범죄도시, 금융사기꾼에 농락당한 유전이 있는 땅에 이어 테일러 쉐리던이 택한 무대는 인디언 보호지역 윈드리버. 이곳에서 감독은 백인들에게 땅을 빼았긴 인디언들과 돈벌이를 위해 그곳에 상주하는 불량 백인들, 그리고 인디언 아내와 이혼하고 살아가는 백인 헌터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샤낭꾼 코리 램버트는 윈드 리버일대에서 늑대 등 맹수를 사냥하며 살아가는 사냥꾼입니다. 그에게는 남모를 상처가 있는데 몇해 전 자신의 부주의로 딸이 살해당하고 그로 인해 아내와 이혼한 아픔이 있습니다. 어느 날, 평소처럼 사냥을 마치고 하산하는 코리는 설원 위에 인디언 소녀가 동사한 현장을 목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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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한 채 발이 얼어붙도록 달리다 폐에 찬 공기가 들이차 숨진 소녀. 정확한 사인 분석을 위해 FBI 요원 제인 밴너(엘리자베스 올슨)이 파견왔고 용의자를 추적하기 위해 코리와 협조하기로 합니다. 살해된 소녀의 부모를 만난 두 사람. 코리와 제인은 피해자가 당시 만나던 백인 남자가 있었고 그 남자의 행방을 찾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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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호크아이와 스칼렛 위치로 유독 함께 한 장면이 많았던 제레미 레너와 엘리자베스 올슨이 투톱으로 참여한 작품입니다. 헌데 이 둘의 함께하는 모습에서 어벤져스나 시빌워 때의 모습을 떠올리기보단 도리어 시카리오가 더 많이 떠오르는 것은 감독인 테일러 쉐리던의 색깔이 작품 전반을 지배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3부작을 보고난 후에야 작가이자 감독인 테일러 쉐리던이 2015년부터 매년 쉬지 않고 현대서부극 시리즈를 찍어왔는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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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작품에서는 주인공은 늘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입니다. 시카리오의 베네치오 델 토로는 마피아에게 자식을 잃었고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 크리스 파인은 금융사기꾼들에게 선친의 유산인 땅을 잃고 가족도 잃습니다. 윈드 리버의 제레미 레너는 백인으로 추정되는 범죄자에게 딸을 잃었죠. 주인공들은 현대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부, 재벌, 백인, 마피아 등의 강자들에게 소중한 것을 잃고 복수를 꿈꾸는 자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조력자 포지션에 나오는 FBI, 보안관 등은 객관적인 눈으로 대상을 보지만 조직의 한계에 절망하고 어느 순간 손을 놓고 주인공의 복수를 묵인하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의 보복이야말로 원시적이고 문명인같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진정한 해소를 이룹니다.

테일러 쉐리던의 작품에서 법과 경찰 등의 시스템은 결코 피해자를 구제하지 못합니다. 도리어 악에게 이용당하거나 방관하고 있을 뿐이죠. 사실 이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감독은 인과응보, 뿌린대로 거둔다는 사상을 복수의 대상을 향해 철저히 적용합니다. 복수를 마친 후 피해자 역시 행복해지진 않지만 그러나 적어도 남겨진 사람들끼리 그들만의 해후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법치 만능주의, 제3자에 의한 구형이라는 시스템이 과연 합당한 결과를 내리고 있는지 의심이 드는 현대 사회에 감독은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 듯 합니다. 시카리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필견해야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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