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짜내지 않아도 눈물은 흐르고 싶을 때 흐른다. 이 영화처럼.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의 신작. 허나 작품의 내용이나 구성을 봤을 때는 앞서 말씀드린 두 작품보단 감독의 비운의 명작인 <스카우트>와 상당히 유사한 작품입니다.
동네 구청에 무려 8천개의 민원을 넣은 잔소리할머니 나옥분(나문희)과 새로 전근온 공무원 박민재(이제훈)의 이야기입니다. 동네반장 역할을 하는 나옥분이 어떻게든 기를 쓰고 영어를 배우려고 하지만 모든 학원에서 퇴짜를 맞자 영어를 잘 하는 민재에게 개인교습을 받으며 둘 사이는 가까워지는데...
극중 나문희가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 그리고 이미 언론에 노출될대로 노출되어 스포라고도 할 수 없는 위안부 이야기까지 알게 되면 이 영화의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전문가와 일반관객 모두에게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칠 때 치고 나가지 말아야 할 때 나가지 않는 대중관객들이 원하는 선을 아주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 억지감동으로 눈물을 강요하지 않고 한창 재미있을 때 찰진 유머를 날리며 중간에 끊지 않는 등 가벼운 개그와 훈훈한 감독의 적정선 내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를 볼 때나 보고난 이후에도 감정의 고조나 피로없이 기분좋게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나문희, 이제훈의 연기가 훌륭하고 박철민, 손숙 등의 조연들도 제 역할을 잘 해줍니다. 김현석 감독 특유의 '헐'소리 나는 유머가 중간중간 있고 발연기의 공포로 관객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발연기 배우도 없는만큼 배우들의 연기를 따라가다 어색하게 끊기는 부분은 없습니다. 특히 나문희의 연기가 훌륭한데 잔소리 할멈과 사연있는 위안부 할머니, 이웃에게 다정한 어른이라는 다소 충돌할 수 있는 캐릭터 설정을 완벽히 소화해내는 것은 전적으로 이 선생님의 힘이라고 할만합니다. 상당히 잘만든 작품으로 롯데 배급이라는 멍에를 짊어졌지만 손익분기점 따위는 가뿐히 넘길 작품입니다. 현재 상영중인 다른 작품들에 비해 호볼호 요소도 적어서 관람 후 후회할 가능성이 제일 낮은 작품입니다. 추천드립니다.